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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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 연료비 더 든다 뚱보들에 눈총

2004-11-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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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들의 고충은 말 안해도 다 안다. 뭐니뭐니 해도 그 으뜸은 건강에 해롭다는 것. 만병의 근원이다. 세계 의학계는 ‘건강의 적 1호’로 주저없이 비만을 꼽는다. 이에 비하면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는 등 운신이 불편하다거나 남들이 놀린다거나 게으른 사람 취급을 받는다거나 하는 건 약과일 따름이다.
뚱보들의 수난 리스트에 한가지 더 추가됐다. 적자에 시달려 손님 한사람이라도 더 모시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항공사들이 유독 뚱보 승객들에게는 쌀쌀맞은 눈길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뚱보들 때문에 가뜩이나 비싼 연료비가 더 든다는 것. 한마디로 뚱보들을 ‘연료 잡아먹는 하마’ 취급하는 것이다. 엄살이 아니다. 5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예방의학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 10년 동안 미국인의 평균 체중은 4.5㎏가량 늘었으며 이 때문에 항공사들이 추가 연료비에 쏟은 돈만 해도 자그마치 2억7,500만달러(약3천억원)나 된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연료 추가소비는 곧 환경파괴로 이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뚱보 승객으로 인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380만톤이 추가로 방출돼 지구온난화가 그만큼 심화됐다.
전미항공운송협회(ATAA) 잭 에번스 대변인은 “승객들의 체중은 점점 불어나지만 항공사들은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기내에 비치된 두꺼운 잡지를 우선적으로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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