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분열 딛고 화합으로

2004-11-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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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가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예측했던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 극도의 이분화 현상이다. 부시 대통령은 초접전 끝에 재선에 승리했다. 재선 임기를 시작하면서 대통령은 상당한 어려움 속에 통치를 하게 될 것이다.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이번 투표 절차는 대부분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일부 지역에서 줄이 너무 길거나, 기계가 고장이 나는 등의 불편이 있었을 뿐이다. 장사진은 사실 문제라기보다 건강한 민주주의의 표시라고 볼 수 있다. 오하이오에서는 유권자들이 빗속에, 플로리다에서는 뜨거운 열기 속에 차례를 기다렸고, 기다림은 때로 9시간에 달하기도 했다. 10명중 한 명은 처음으로 투표하는 사람들이었다.
높은 투표율의 이면은 과도한 열정이다. 워싱턴으로부터 전국으로 퍼져나간 양당간 치열한 싸움의 결과이다.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합의를 도출해 내기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의 유독성 분위기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특정 후보를 지지해서 표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한 후보를 반대하느라 상대 후보에 표를 던진 사람들이 4분의1에 달한다. 그들 중 대다수는 케리 지지자들이었다.
부시 대통령 앞에 놓인 것은 이분된 국민들만이 아니다. 부시 패배를 바랐던 세계의 많은 나라 지도자들 및 그 국민들도 부시는 직면해야 한다. 부시는 자신의 정책들을 밀고 나가는 한편 이들 반대편의 말에도 기꺼이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야만 할 것이다. 대통령은 큰 도량으로 손을 뻗고, 야당은 기꺼이 대통령을 도울 때 미국이 필요로 하는 강력한 리더십은 가능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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