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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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부시를 지지한다

2004-11-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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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못하게 돼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이 규칙을 깨려한다. 나는 조지 부시를 지지한다. 현 부시 대통령이 아니라 그 아버지 말이다. 아버지 부시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그가 존경스러워진다. 다음 대통령은 그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국내 문제부터 보자. 그는 국론을 분열시키기보다 진정으로 미국을 단합시켰다.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었던 탓도 있지만 그는 타협적으로 나왔고 그것이 그의 천성에 맞았다.
1990년 그는 세금을 올리는 것이 미국을 위하는 길이라 믿었기에 선거 공약을 깨고 민주당 편을 들었다. 그로 인해 1992년 선거에서 지기는 했으나 클린턴 세금 인상과 함께 재정을 흑자로 돌리는데 성공했고 이는 낮은 금리와 90년대의 경제 호황을 가져왔다.
외교 분야에서도 아버지 부시는 현실주의와 이상주의를 잘 조화시켰다. 그는 유엔이 미국 힘을 배가시킬 수 있는 수단임을 믿었다. 그는 고르바초프를 박대하는 대신 존경으로 대했고 그로 인해 소련을 무너뜨리고 동유럽을 해방하며 독일을 총 한방 쏘지 않고 통일시킬 수 있었다. 소련 제국이 평화적으로 무너지면서 10년 간 번영의 시대가 왔고 미국은 전례 없는 힘과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부시가 스코우크로프트와 베이커와 함께 구축한 사담을 축출하기 위한 동맹은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91년 부시가 바그다드로 진격하지 않은 것은 그렇게 할 경우 동맹이 깨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랑스나 이집트, 시리아나 사우디아라비아 없이 아랍 수도를 공격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 부시는 세계 무대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지 알았다. 그의 단점은 국민을 설득하는 기술이 모자란 데 있었다. 그는 소련 붕괴 인간 해방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천안문 사태가 미국인을 얼마나 분노케 했는지에 대해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세금 인상을 하면서도 왜 그것이 필요한 일인지 국민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았으나 효과적으로 홍보할 줄 몰랐다. 그럼에도 그의 업적은 훌륭한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2004년 대선을 맞아 내가 하고 싶은 충고는 이것이다. 두 후보 중 아버지 부시의 특징을 닮은 후보를 뽑으라는 것이다. 새 대통령이 될 사람은 우방을 다독거리고 초당적 외교를 펼치며 균형 예산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사람이 누구인지 독자들을 알 것이다.

토마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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