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업스테이트의 한적한 주택가에서 아름다운 선율의 바이올린 소리가 가을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들려온다. 바람에 실려 팔랑이는 낙엽들은 마치 바이올린 연주곡을 알아듣는 듯 리듬에 맞춰 춤을 춘다.
바이올린 연주자의 이름은 강창모(미국명 케빈·12)군. 뉴시티에 살고 있는 케빈(필릭스 피에스타 중학교 7학년)은 일곱살 때 바이올린을 처음 손
에 잡았다. 처음에는 엄마가 시켜서 배웠는데 음악이 제 체질에 맞나봐요. 재미있더라구요.선한 이웃 앙상블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도 활동한 케빈에게 장래희망이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냐고 물었다.
아니요. 바이올린은 취미 생활로 즐기는 거구요. 제 정말 꿈은 록밴드의 드럼 연주자가 되는거에요.바이올린과 드럼? 어떻게 서로 어울리지 않는 악기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지 궁금했다. 음악에는 여러 장르가 있지만 그 어떠한 악기이든 악보는 같아요. 바이올린과 드럼은 비록 소리는 다르지만 음악적으로는 연관돼 있죠. 그래서 두 악기를 다루면 저의 음악 영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죠.
말솜씨가 기자 뺨친다. 아니, 기자보다 오히려 더 났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다.얼마 전에는 자신의 ‘음악 영역을 더 넓히기’ 위해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했단다.
현재 케빈의 꿈은 뮤지션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케빈은 꿈이 많은 소년이다. 어렸을 적에는 변호사가 되고 싶기도 했고 나이를 조금 먹은 뒤에는 컴퓨터 게임 잡지사의 게임 평론가도 되고 싶었다. 얼마 전까지는 텔레비젼 뉴스 앵커나 신문 기자를 꿈꿨단다.
’기자 직업 재미있고 좋은데 돈은 많이 못 번다’라고 얘기해주자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다. 설마 기자의 한 마디가 장래 유망주 기자의 꿈을 접는 건 아닐런지....?
성격이 털털해서인지 두달 전 릿지필드에서 뉴시티로 이사했는데도 불구, 새 학교에서 친구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기자와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친구들의 전화가 다섯통은 넘게 걸려온 것 같다.
요즘에는 학교 라크로스 팀에 가입,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라크로스...재미있죠. 아직 포지션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공격수가 되고 싶어요.할 것도 많고 꿈도 많은 케빈. 가끔씩 바쁜 생활에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어김없이 드럼스틱을 손에 쥔다.
스트레스 쌓일때는요. 뭐니뭐니해도 드럼 치는게 최고라니까요!
아직 대학에 대해 고민할 나이는 아니지만 벌써부터 가고 싶은 대학이 있다.
프린스턴 아니면 예일이요!한 손엔 바이올린과 드럼스틱을 손에 쥐고 다른 손엔 라크로스 스틱을 들어 보이는 케빈. 참으로 다부진 코리안-아메리칸 청소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빠 강준구씨와 엄마 강선영씨의 듬직한 2남 중 장남이다.
<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