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는 징병제를 절대 도입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몇 가지 사실들이 입장 번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우선 군대를 확장할 필요가 없다는 부시의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현재 군대가 직면하고 있는 인력부족 현상을 외면한 것이다. 이라크 사태에서 보듯이 부시의 선제공격 전략을 수행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병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선거가 끝나면 부시는 징병제 도입 등으로 군대를 확충할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상황을 부인하는 것은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지난주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젊은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소위 징병안을 공박하는 글을 작성했을 대 부시는 “우리는 징병제가 필요 없다. 모병제가 잘 굴러가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의 보고서에서 드러났듯이 이라크 사태는 미군 병력 부족으로 더 악화되고 있다. 정규병력은 부족하고 예비병력은 사지로 나가기 싫어하고 있으니 일이 잘 풀릴 리 없다. 이라크 주둔지휘부는 병력 증파를 요구했다. 그러나 보낼 병력이 없다. 다른 병력을 훈련시키는 블랙 호스 연대까지 차출되는 상황이다. 군사 전문가의 말대로 배가 고파 “옥수수 씨앗을 먹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지금 자발적으로 전투에 참여할 병력이 우리에게 있는가?
부시는 대선 토론회에서 징병제 이슈가 제기되자 명확한 답변 없이 화제를 다른 데로 돌렸다. 부시는 재선하면 선제공격 독트린을 만든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교체하기는커녕 등용할 것이다. 그리고 이 독트린을 더욱 실행에 옮기려 들것이다. 그러려면 병력이 당연히 더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징병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다.
폴 크루그먼/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