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차 토론 ‘바로 보기’

2004-10-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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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선 3차 토론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청자들이 듣게 될 8가지 거짓말과 사실 왜곡, 그리고 진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자리에 대해서다. 부시는 지난 2003년 여름 이후 17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경제는 계속 강해지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이것은 중간시험에서 과락하고 기말시험에서 D학점을 받아 간신히 과목을 이수한 것을 자랑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부시는 후버 대통령이래 재임기간에 일자리를 줄게 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인구 증가를 감안해 매년 16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야 한다. 부시의 기록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일자리와 실제 일자리의 큰 편차를 줄이지 못했다.
둘째, 실업문제다. 부시는 지난 2003년 6월 정점 이후 실업률이 감소했다고 자랑할 것이다. 그러나 실업률 감소는 실직자들 중 일부가 아예 일자리 찾는 일을 포기해 이들이 통계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만일 실제 일을 하거나 일을 찾는 사람들의 수치를 2001년 1월 수준으로 계산하면 현재의 실업률은 7.4%에 달한다.
셋째, 재정적자 문제다. 부시는 경기침체와 9.11테러가 정부의 재정적자를 야기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의회 예산실의 추산에 따르면 2004년도 정부 재정적자의 3분의2가 감세 때문으로 나타났다.
넷째, 감세 문제다. 부시는 케리가 중산층 감세에 반대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부시의 감세액의 대부분은 상위 10% 가정에 돌아갔으며 감세액의 3분의1이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의 상위 1% 고소득자에 분배됐다.
다섯째, 케리의 감세안이다. 부시는 케리가 수많은 소규모 자영업자의 세금을 올릴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실상 일부 자영업만이 해당된다. 게다가 부시 행정부의 자영업 카테고리에는 너무 광범위해 부시 자신도 여기에 포함될 정도다. 부시는 벌목회사에 지분을 갖고 있다.
여섯째, 책임재정 문제다. 부시는 케리가 2조달러의 새로운 지출안을 제안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공화당측이 제시한 것으로 독립기관의 예상치를 상회한다. 그리고 오히려 부시의 지출안이 3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일곱째, 지출 문제다. 지난 금요일 부시는 비국방 임의예산을 연간 단 1%만 증액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를 감안하면 8%나 된다. 부시는 자신의 예산 관련 공약을 저버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료체계 문제다. 부시는 케리의 의료개혁안이 개인의 선택권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케리의 안은 메디케이드를 확대해 모든 어린이들에게 보험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돕고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앙등하는 의료비로부터 개인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위에서처럼 부시의 거짓말을 지적한다고 해서 케리에게 유사한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케리는 160만개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직 증가로 다소 완화됐음을 간과했다. 케리는 이라크 전비가 2,000억달러라고 말했지만 지금껏 1,200억달러가 소요됐다. 그러나 앞으로 얼마가 더 들지 아무도 모른다. 케리가 비난받는다면 이는 용어 사용이 적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부시의 발언은 부정직하다. 그는 검은 것을 하얗다고 주장한다. 실패를 성공이라고 우긴다. 언론이 부시의 거짓과 케리의 부정확한 표현을 동일선상에서 다루는 것은 독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폴 크루그먼/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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