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친구에게 물건이나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가 강도 미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한인학생이 최근 잇따르고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는 `학교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뉴욕시가 학생들의 교내 생활 단속을 강화하면서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다. 종전에는 학생들끼리 마찰을 빚으면 학교는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최근에는 사소한 시비라도 곧장 경찰에 신고하는 경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퀸즈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한인 남학생(11학년)이 후배 한인 학생(9학년)에게 점심값 1달러를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가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거절한 후배에게 재차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면서 언쟁이 오갔던 것이 원인이 됐다.
단돈 1달러 때문에 범죄자로 몰린 학생과 학부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경찰에 체포되고 나면 대부분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 이보다 앞서 퀸즈의 또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하교 길에 미국계 친구에게 MP3 플레이어를 빌려갔던 한 한인 학생(16)이 집에서 숙제를 하다 친구 부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썩 내켜하지 않던 친구로부터 MP3 플레이어를 강압적으로 빌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학생은 퀸즈 검찰청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0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임시 석방됐지만 마음의 상처를 안은 채 앞으로 지리한 재판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윤석준 변호사는 경찰에 체포되는 즉시 형사법 절차가 시작된다. 검찰과 재판전 합의(Plea Bargain)를 보든가 재판을 받아 유·무죄 판결을 받는 방법 외에는 달리 해결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더라도 경찰 체포기록은 삭제되지 않은 채 경찰국과 FBI 등 수사기관 자료에 영구히 남게 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JHS 189 중학교의 최윤희 학부모 코디네이터는 교내 폭력행위에 대한 교장들의 대처가 점차 강경해져 학생간 마찰이 가차없이 경찰에 신고되기 일쑤다. 볼펜 하나를 가져가도 강도로 몰리는 분위기다. 특히 한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나중에 두고 보자’라는 말은 사전에 미리 계획한 의도적 범죄로 비춰져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한인들의 주의를 거
듭 당부했다.
한편 자녀들이 엉뚱하게 절도나 강도미수 등의 범죄자로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소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학교생활이나 생활태도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항상 비상금을 지참하도록 주의시키며, 또 사소한 시비에는 가능한 말려들지 않도록 지도할 것이 권장된다.
<이정은 기자> juliane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