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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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미군 1천명

2004-09-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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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둔 미군 6명이 숨지고 이탈리아 봉사요원 2명이 납치됐다. 전투기들은 연합군의 진입이 곤란한 팔루자의 수니 삼각지대를 폭격했다. 화요일은 다른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전쟁상황의 연속이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숫자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전쟁으로 미군 1,000명이 사망했다. 다른 연합군 100여명과 수많은 이라크 시민도 목숨을 잃었다.
바로 지금이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질 때이다. “미군이 무슨 목적을 위해 숨져야 하는가” “부대장은 대원들에게 목숨을 빼앗길 수 있는 길거리가 나아갈 때 과연 무슨 말을 하는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의 유혈폭력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헌법을 만들기 위해 1월로 예정된 선거를 무산시키려 할 것이기 때문이란다. 이러한 주장의 진위는 좀더 논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라크 저항세력이 미군을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군을 팔루자, 라마디, 사마라 등지에서 철수시킨 수니파들과 성지 나자프에서 미군과 싸운 시아파들의 공통 인식이 바로 ‘미군이 적’이란 것이다.
사실 미군이 이들 지역에서 철수한 것은 군사적인 이유에서라기보다 정치적인 이유에서다. 전면적인 공격이 오히려 민심을 부추겨 이라크 과도정부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미군은 이제 저항세력을 체포하고 상하수도를 고치고 학교를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
미국은 지구전에서 승리할 수 없다. 지구전은 점령군에게 불리하다. 저항세력이 은신할 수 있는 곳이 많다. 군 수송차량에 타고 있던 해병대 7명이 숨진 것도 바로 팔루자 외곽지역이다. 수니파를 진압하기 위해 이라크 군인들을 팔루자에 진입시킨 것도 실패로 끝났다.
점령군은 자신이 파괴한 것들을 복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미군들은 명확히 규정된 임무가 필요하다. “미군이 어느 정도를 복구해야 하는가” “민주화 이식도 임무에 들어가는가” 아니면 “억압적인 종교지도자들이 이라크를 지배하더라도 정치적인 안정을 위해 타협할 것인가.” 이제 이러한 문제들을 고민할 때다.
더 많은 미군이 숨질 것이다. 목숨걸고 싸우는 이들은 자신들의 임무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권리가 있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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