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나아졌나’ 증명해야

2004-08-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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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부시 대통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24년전 공화당 전략가들이 민주당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고안해냈던 질문과 접하게 된다.
당신은 지금 4년 전에 비해 형편이 나아졌습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 대답은 기껏해야 ‘잘 모르겠다’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0년 10월 이 질문으로 유권자들의 불편한 심기를 사로잡아 압승을 얻어냈다.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의 임기 4년째 해는 기록적 이자율, 고유가 그리고 1년을 끌어온 인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부시는 절대로 카터만큼 지지율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갤럽 여론 조사에 의하면 부시의 업무수행 지지율은 지난 4개월간 50% 아래를 맴돌고 있다. 게다가 3주전조사에서 유권자의 55%가 지금 나라가 돌아가는 방식에 불만을 표했다.
9.11 테러 사건 직후 수직 상승했던 부시 지지율은 이라크 문제로 인해 계속 떨어져왔다. 하지만 여전히 부시는 두가지 점에서 승산이 있다.
첫째, 사람들이 그를 좋아한다. 지난주 실시된 USA 투데이/CNN/갤럽 여론조사에서 부시 개인에 대한 호감도는 54%로 업무 수행지지도 보다 높았다. 두 번째, 부동층 유권자들이 케리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 부시에게 이롭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부시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4년전에 비해 지금 나아졌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공화당은 왜 뉴욕을 전당대회장으로 삼았을까. 뉴욕은 민주당이 공화당을 5대1로 압도하는 도시이다. 51명의 시의원 중 공화당은 3명에 불과하다. 주 전체로 보면 지난 7번의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뉴욕을 차지한 것은 단 한번뿐이었다.
그런데도 뉴욕에서 전당대회를 하는 것은 부시 재선의 가장 강력한 근거로 꼽히는 점, 즉 테러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이다.
뉴욕에 공화당의 친구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재정적 면에서 뉴욕 도심은 워싱턴 다음으로 부시 캠페인에 기금을 많이 낸 지역이다. 맨해턴은 공화당의 중요한 돈주머니이다.
게다가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긴 인물들이고 조지 파타키 주지사가 공화당이다. 그들을 증거로 뉴욕이 민주당만의 지역이 아니라 공화, 민주 양당의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공화당은 내세우고 있다.

USA 투데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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