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림픽 오심 스캔들

2004-08-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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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소지 많은 ‘예술성’

올림픽의 모토는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강하게’이다. ‘아름다움, 조화, 감정’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이들은 국제체조연맹(FIG)이 추구하는 가치이자 이번 미국 체조선수 폴 햄의 금메달 파문 사태에 대한 설명이 된다.
햄은 지난주 남자체조 개인 종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한국팀의 이의 제기가 있은 후 체조연맹은 심판들이 양태영 선수에 대해 점수를 잘못 매겼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심판들이 제대로 점수를 매겼다면 금메달은 양 선수에게 돌아가고 햄은 은메달을 따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햄의 금메달이 박탈되지는 않는다.
오심은 부주의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포츠에 미적 기준과 심판의 주관이 부분적으로나마 끼어 들 때면 실수가 생기고 판정에 논란이 생기며 부패가 끼어 들기도 한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 당시 프랑스 심판은 캐나다 피겨 스케이팅 혼성 2인조 팀이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팀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고 그 사실을 인정했다.
채점이 제대로 되었을 때도 결과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미국 선수 칼리 패터슨이 여자 체조 개인종합에서 금메달을 따자 러시아 선수 스베틀라라 호르키나는 반칙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것이 사전에 다 짜여져 있었다는 주장이었다.
호르키나의 주장은 근거는 없지만 문제의 핵심을 찌르고 있다. 예술성은 누가 결승선을 제일 먼저 넘었는지, 누가 제일 멀리 던졌는지 혹은 누가 제일 명중시켰는지 따위의 객관적 단일 기준에 따라서 심판을 내릴 수가 없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비단 체조나 피겨 스케이팅 만은 아니다. 다이빙, 프리 스타일 스키, 스노보딩, 수중 발레 등이 모두 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안무, 음악, 의상 등 예술성이 개입되는 경연대회에서는 인기가 중요한 몫을 차지하게 된다.
체조연맹측은 오류에 대한 보상으로 양 선수에게 금메달을 하나 더 수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올림픽에서 또 한 부문이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 인해 순위가 매겨지고 말았다.

USA 투데이 사설


한미 금메달 공유해야

운동선수들이 수년에 걸친 자기 희생적 노력 끝에 올림픽에 나갈 때는 개인적 욕심이 없을 수 없다. 그들은 1등을 하기 위해 대회에 나간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수영 스타인 마이클 펠프스가 지난 주 보여준 아량은 경탄할 만하다. 펠프스는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전에 자기가 나가는 대신 팀 동료이자 라이벌인 이안 크로커에게 출전기회를 양보했다.
물론 펠프스는 예선전에 참가했었기 때문에 미국팀이 어떤 메달을 따든지 획득 자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출전 기회를 넘김으로써 그는 세계 기록에 동참할 기회를 잃었고, 또 다른 승리의 전율을 맛볼 기회를 잃었다.
펠프스가 보인 공유의 정신이 또 필요한 경기가 있다. 국제체조연맹(FIG)은 심판의 오심으로 한국의 양태영 선수가 남자체조 개인 종합에서 금메달을 놓쳤다는 결정을 내렸다. 오심으로 금메달의 영광은 미국 선수 폴 햄에게로 돌아갔다.
그런데도 FIG는 수상자를 바꾸지 않았다. 3명의 심판들에게 자격정지 조치를 취했을 뿐이다. 이유는 한국 선수단이 규정에 따른 시간 내에 공식적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팀의 주장은 연맹측에 이의를 제기했지 만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다는 것이다.
이 경우와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번 유타대회 때 혼성 2인조 피겨 스케이팅 부문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국제심판의 오심이 있은 후 국제 올림픽위원회는 러시아팀과 캐나다팀 양측에 모두 금메달을 수여했다.
미국 올림픽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 양태영 선수와의 금메달 공유를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두 선수간 점수 차가 워낙 적고 오심이 확인된 만큼 그것은 적절한 처사로 보인다.
그것이야말로 올림픽의 정신이자 펠프스가 보인 스포츠맨의 정신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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