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농구팀 왜 고전하나

2004-08-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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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NBA가 소속 선수들을 올림픽에 출전시키면서 목표로 삼은 것 중 하나는 배구를 범 세계적 스포츠로 확산시키는 것이었다. 그 아이디어는 적중했다.
이번 주 올림픽에서 일어난 사태가 바로 그 충격적인 증거가 된다. NBA의 짱짱한 스타들로 짜여진 미국 농구팀은 지난 일요일 92-73 으로 푸에르토리코 팀에 지더니, 지난 화요일에는 그리스팀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겨우 77-71로 이겼다. 무적의 미국 대표팀이 왜 갑자기 이렇게 형편없어 졌을까. 그 이유는 상대팀들이 농구의 게임 기술과 팀웍을 원칙대로 적용해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반면 NBA는 팬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스타 키우기에만 전념해왔다.
이전까지 NBA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 팀은 올림픽 경기장에서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 거의 70년간 미국 팀은 단 두 번 패배를 했다. 1972년과 1988년, 국가차원에서 선수들을 길러낸 구 소련팀과의 경기에서였다. 미국팀의 부진에 대한 NBA측 해명은 다음과 같다.
우선, NBA 스타들 10여명이 올림픽 출전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부상, 시즌 끝난 후의 피로감, 테러에 대한 걱정 혹은 결혼식이나 성폭력 재판 등이 이유이다. 하지만 지금 미국 대표팀을 이루고 있는 선수들 누구나 다른 나라에서 감지덕지할 재능 있는 선수들이다.
다음, 미국 팀은 연습시간이 두주에 불과했고 유럽 전지훈련 기회도 몇번 안되어서 국제 경기 규칙에 적응할 시간이 없었다는 해명이다. 그리고 NBA의 소원대로 농구 보급이 잘 된 것도 이유이다. 이번 푸에르토리코 국가 대표팀의 경우 선수들 중 2명은 NBA 소속 선수이기도 하다. 30개 NBA팀 소속 선수들중 80여명은 외국 선수들이다.
NBA가 팬들을 의식, 스타 선수 만드는데 너무 열중한 것이 결국 미국 대표팀의 약화를 가져왔다. 팀웍이 약해진 것이다. 푸에르토리코 팀의 힘은 팀웍이었다. NBA는 농구를 범 세계적 스포츠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이제 자신들이 보급한 농구의 기본 원칙을 다시 배워야 할 것 같다.

USA 투데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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