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11 잊혀가나

2004-07-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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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12일 이후 몇 달간 테러 지원국과 손을 잡은 회교 극단주의는 미국과 문명 그 자체에 위협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3년이 지나도록 테러가 재발하지 않자 이제 이는 낡은 생각이 되고 말았다. 최신 이론은 이런 생각이 과장된 것일뿐 아니라 멍청하거나 부패한 부시가 대기업의 배를 불리기 위해 혹은 인기를 올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과장했다는 것이다.
3년 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다. 9.11 직후에는 코미디언조차 농담하는 것을 꺼렸다. 이제는 9.11을 희화화한 마이클 모어의 영화가 극찬을 받으며 상영되고 있다. 그러나 모어의 주장은 CIA가 리모컨으로 조종한 비행기가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들이받았다는 프랑스 베스트셀러보다는 덜 미쳤다.
탄저균이 든 소포가 2개가 세계 유일의 수퍼파워의 수도를 마비시켰다. 미 대도시에 12개의 핵 폭탄이 터졌을 경우를 가상해 보라.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미국이 재건하는 데는 몇 세대가 걸릴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 분명한 진리를 새삼 말해야 한다는 점이다.

찰스 크라우트해머/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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