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ee-food 다이어트

2004-07-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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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나는 지난 한해동안 불려온 몸무게를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까 하고 몸무게 조절에 노력하고있다. 한 아들은 나에게 에이킨스 다이어트를 하라고 한다. 다른 아들은 사우스 비치 다이어트를 하라고 충고한다. 이 두 가지 다이어트가 요즈음 유행하는 다이어트인 모양인데, 단백질 음식을 많이 먹고 탄수화물과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은 나에게 쉬운 일이다. 하지만 빵과 밥, 감자를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먹는 것이 문제이다. 어떤 종류의 다이어트를 시작하였던지 간에 나의 다이어트는 항상 see-food-diet (보면 먹는 다이어트)로 끝난다.
‘보면 가지고 싶은 마음’이 ‘견물생심’ 이라는 한국말 단어를 며칠 전에 배웠다. 보면 소유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나와 우리식구들도 필요 없는 물건으로 집안을 가득 채우며 살아오고 있다. 견물생심 발동으로 허리에 몇 인치를 더하는 것 이외에도 필요 없는 잡동사니로 집안을 불리고 있다.
월마트나 코스코 같은 대형시장에 갈 적마다, 쇼핑 리스트에 없었던 물건들을 사서 들고 나온다. 시장에서 나올 때 장바구니에 가득 담긴 물건들은 정말로 필요하여 산 물건만이 아니고 세일을 하기에, 신기하고 편리할 것 같아서 구입한 물건들이 많다. 장바구니에 절반 가격인 신간 책이 담겨있다. 몇 번 사용하지 않고 연장 상자에서 녹이 슬 정원 기구가 들어있다. 큰 봉지에 들어있는 샐러드는 삼분의 일도 먹기 전에 분명 상하여 쓰레기통에 버려질 것이다.
나는 집 창고를 정리할 때마다 ‘견물생심’에서 벗어나서 간단하게 사는 삶을 갈망한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거실이나 방에 자리를 차지하면 답답하여, 처치 방법으로 다락방으로 옮긴다. 이처럼 아무렇게나 던져 넣어둔 물건들로 다락방에 발 디딜 틈이 없으면 일년에 한두 번씩 다락방에 올라가서 물건을 정리하곤 한다. 그럴 적마다, 우리식구들이 짧은 시간에 모아들인 물건들을 보며 나는 혀를 내두르곤 한다. 크리스마스 때 사용하였던 장식품과 지난 한해 아무렇게나 던져 넣어 놓은 잡동사니들을 정리하였다. 물건들의 일부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대부분의 물건들은 다시 짐 꾸러미가 되어 다락방의 빈틈을 차지한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많은 돈을 주고 샀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수천 달러를 지불하고 산 컴퓨터를 버리지 못하고, 아무도 쓰지 않을 고물 전기제품을 감히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고 있다. 비싼 값을 생각하고 다음에 언제가 버리겠다고 다짐하며 나는 물건들을 다락방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는 일을 반복한다.
우리 식구들의 ‘견물생심’을 치유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아프리카로 선교를 가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돌아올 적마다 아내와 나는 코스코나 메이시에 가질 못한다. 아프리카 친구들이 아무 것도 없이 사는 것을 보고 돌아와서 옷장 속에 가득한 옷과 신발을 보는 것 만 해도 미안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껌 한 개를 받아들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 아프리카 아이들 생각이 나서 코스코 같은 곳에 가서 장바구니가 넘치도록 물건을 살수가 없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아프리카 영향이 서너 달 정도밖에 효과가 없는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견물생심’으로 돌아간다.
목회자인 나에게 이러 질문을 성도들이 하기도 한다. “신실한 크리스천이 부자가 되는 것이 OK 인가? 가난하게 사는 것이 더 성스러운가?” 라고 묻는다. 나의 대답은 이렇다. “돈이 많고 적은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단순한 삶을 사는 것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 집안을 둘러보면서 나의 충고를 실천하는데 도전을 받고 있다.

크리스 포오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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