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테러범들의 궁여지책

2004-06-24 (목)
크게 작게
알카에다에 연계된 테러범들이 이라크에서 납치한 한국인 김선일(33)씨를 참살했다는 소식은 너무도 끔찍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문명세계의 승리를 시사한 것이다.
최근 수주간 발생한 납치 참수살해 사건은 지난 5월 닉 버그, 지난 18일 폴 존슨에 이어 세 번 째이다. 테러범들이 과연 무엇을 보여주려고 이러한 사건을 저지르는가. 아무 것도 없다.
한국군대를 이라크에서 철수시키라는 그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견디기 힘든 압력에 직면한 한국 정부의 결연한 의지를 굳건히 했을 뿐이다.
폴 존슨을 납치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을 때 범인들이 내세웠던 요구사항도 마찬가지로 거부됐다. 이 두 가지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테러범들은 그들이 원하던 것을 얻는데 실패했다. 부시 대통령은 어제 “자유세계는 이러한 야만적 인간들의 잔인한 행동에 의해 협박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정 이들이 이러한 행동을 계속할 경우 문명세계의 대다수 사람들은 비인간적인 행동에 무감각해 질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행동에 저항하는 결연한 자세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한편 테러범들은 반드시 추적해 잡아야 한다. 어제 연합군이 팔루자의 한 가옥을 폭격했다고 한다. 이 집은 미국인 닉 버그 살해에 이어 김선일씨 살해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요르단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에 충성스런 테러범들이 묶고 있던 집이었다. 분명 자르카위를 처단할 날은 머지 않았다. 인도주의적인 세상이 피투성이의 참수와 그에 얽힌 슬픈 사연을 지워버리기는 힘들다. 특히 이러한 사진들이 유포되고 있는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남게 될 후유증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저격, 총격전, 길거리 차량폭탄으로 미군과 연합군이 사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다지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반폭 테러범들이 대량 학살과 파괴를 자행하지 않고 이러한 일련의 충격적 살해를 전술로 쓰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문명세계와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이다.
그들은 지금 그들 자신의 머리를 잘라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짓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들은 결국 파멸에 이를 것이고 세상은 보다 평화로운 곳이 될 것이란 점을.

뉴욕포스트 사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