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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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와의 전쟁 멈출 수 없다

2004-06-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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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테러리스트들의 참수가 이제는 끔찍할 정도로 익숙한 하나의 패턴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인 청년이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라며 비통하게 절규하는 장면이 TV로 방영된 지 48시간만에 지난 화요일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참수되었다. 그보다 4일 전에는 미 방위산업 하청업자인 폴 존슨 주니어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똑같은 운명에 처해졌다.

이들 두 사람의 죽음은 충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고문 극이다. 우선 희생자가 복면을 쓴 남자들의 총구 앞에서 떠는 비디오를 인터넷에 올리고, 그 다음에는 처형하겠다면서 시한을 정해놓고 불가능한 요구를 하는 것이다.


지난달 이라크에서 죽은 미국인 니콜라스 버그나 지난 2002년 파키스탄에서 죽은 월스트릿 저널 기자 대니얼 펄의 잔인한 참수와 세부 적으로 조금 다를 뿐 모두 마찬가지이다.

이런 패턴에 담긴 의도는 분명하다. 대중들에게 공포심을 불러 일으켜 이라크, 사우디 아라비아 등 전 중동에서 외국인들을 몰아내고 이슬람 과격주의가 그 지역에서 번창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참수된 한국인이 죽기 전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고, 지난주 존슨의 아들이 아버지를 석방시키려고 미국과 사우디 당국에 백방으로 탄원을 하던 상황에서 미국이나 한국 정부의 양보 없는 반응은 너무 냉담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참수로 감정들이 격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분명한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유화정책은 더 잔인한 살상만 불러일으킬 뿐이라는 것이다. 테러에 대한 바른 대응은 단 하나, 양보도 협상도 하지 않는 것이다.

참수는 한번에 끝나는 공포 영화가 아니다. 9.11 공격 직후 미국이 선언한 테러와의 전쟁의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비전통적 전쟁에서는 민간인들도 병사와 다름없어서 납치되곤 한다.

이라크 전쟁으로 테러와의 전쟁이 좀 가려지긴 했지만 절대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22일 국방부 발표에 의하면 테러 공격사건은 2002년 138건에서 2003년 175건으로 늘어나며 21년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테러공격의 숫자와 함께 장기간에 걸쳐 그 규모도 커졌다. 총격에서 폭탄투하, 비행기 납치, 그리고는 9.11 참변 식이다.


이런 전략들에 항복을 하면 테러리스트들은 더 잔인하게 날뛰게 될 것이다. 알카에다는 특히 그러하다. 알 카에다의 궁극적 목표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미국이 견지하는 가치들을 모두 쳐부수는 것이다.

희생자 가족들에게 전 세계는 애도를 표한다. 아울러 그들의 희생에 최대한 경의를 표하는 길은 그들을 죽인 살인자들을 잡아들이고 테러와의 전쟁에 승리하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USA 투데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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