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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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스값이 비싸다니

2004-06-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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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개스 펌프 앞에 서면 미터가 라스베가스 슬롯 머신처럼 돌아간다. 모두에게 익숙한 광경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알래스카의 극지방 에스키모 마을에 있다. 제일 가까운 고속도로가 200마일 떨어져 있는 이 오지에서 개스 펌프는 마을 전체에 단 한 개뿐이다. 개스 값이 얼마인지는 여기서 문제도 되지 않는다. 개스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알래스카 오지에서 자동차나 트럭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눈밭 위를 달리는 설상차가 없으면 꼼짝을 못한다. 이 차로 사냥도 가고 땔감도 구하고 이웃 마을로 볼일을 보러 가기도 하는데 개스가 떨어지면 상상도 할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한번에 들어가는 개스가 50여 갤론. 판매세를 포함한 개스비는 240달러. 갤론당 개스값이 4달러40센트이다. 여기에서 개스 값이 갤론당 2달러 이하일 때는 제럴드 포드가 백악관에 있을 때가 마지막이었다.
개스 값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미전국이 국가적 위기에 처한 것 같이 호들갑을 떠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 수요가 급증하고 정유시설은 제한돼 있는 상황에 정치적 불안정까지 추가되면서 개솔린 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다행히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하니 개솔린은 계속 공급될 것이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서는 갤론당 4달러 이하를 구경하기 어렵다. 개스 값이 좀 올라갔다고 미국민들은 너무 엄살이 심하다.

닉 잰스/USA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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