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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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 발묶인 병사들

2004-06-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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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미국민들은 이라크에 배치된 병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달 국방부가 이라크 사태 진정 및 재건을 위해 2만명의 병력을 추가 파견한다는 발표를 환영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파병될 군인들 중 많은 수는 이미 의무적 복무 연한을 한참 넘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들 병사들은 소위 군의 ‘결원 방지’ 정책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전장에서 그들 병사를 이끌었던 지휘관의 한사람으로서 나는 그들이 받고 있는 대우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9.11 테러 직후 발표되고 부시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결원 방지 정책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되도록 일정이 잡혀있는 부대의 지휘관은 복무 연한과 무관하게 병사들을 잡아둘 수가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투지 파병 직전에 전투병들이 대거 떠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 다.
실제로 그런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결원 방지’정책은 잘못 되었다. 군 자원제의 개념을 역행한다. 최근 이라크에 파병된 군인들중 많은 수는 이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여러 차례 참전을 한 참전 용사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현역 복무 의무를 영예롭게 끝마쳤다. 그런데도 이라크 사태의 필요성 때문에 징집을 당해 있는 상태이다.
나는 9.11 사태 직후 쿠웨이트에 일차 파병되고 이어 아프간 전투에 참여했는데 당시 휘하에 있던 장병들 중 상당수가 복무 연한이 다 끝나 가는 데도 올 여름 이라크로 파병돼 또 다시 최소한 1년을 근무해야 한다. 그 병사들과 가족들의 고통이 오죽 하겠는가. 이들 테러와의 전쟁에 투입된 병사들에 대한 대우를 정부가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앤드루 엑섬/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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