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원들은 부시 대통령의 경제 리더십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가 신통치 않게 나오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들은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는데도 이라크에서 전해지는 나쁜 소식들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2002년 공화당 전략가들은 국내 경제가 엉망이 되자 민심 수습 차원에서 이라크 전쟁 카드를 내세웠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이라크 사태가 경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빼앗고 있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렇다면 경제 뉴스는 정말 좋은가. 그렇지 않다. 현 경제 상황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3년 동안의 상황에 비하면 좋은 것이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다.
먼저 90만 개의 일자리 창출 주장을 따져보자. 지난 대선이 있던 2000년 첫 4개월 동안 11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또 부시 측은 고용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한 지난 8월 이후 11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자랑하지만 2000년 당시 같은 기간에 23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었다.
1994년 고용상황은 이번 선거를 똑바로 보는 안목을 준다. 1993년 12월부터 1994년 11월까지 36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그러나 당시 유권자들은 클린턴 행정부가 미국을 잘못 이끌고 있다고 여기고 중간선거에서 호된 매질을 가했다. 최근 CBS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지금 부시 행정부가 미국을 잘못 이끌고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흥미롭다.
미 노동부의 고용통계를 보면 부시 행정부의 첫 3년간 일자리 창출 상태는 처참할 정도였다. 클린턴 행정부와 비교도 안 된다. 지난 3-4월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1990년 대 기준으로 본다면 결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클린턴 시절 정도로 되돌아가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지난 3년간 죽을 쑨 것을 감안한다면 고용 시장이 훨씬 개선돼야 한다.
2002년 대통령의 경제보고서에 기록된 고용 전망에 따르면 2004년 경제는 2001년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를 완전히 회복되는 것으로 돼 있다. 정부 당국자들의 계측대로 라면 올해 봉급수표 발행건수가 1억3,800만 건을 기록해야 한다. 실제 통계 수치보다 700만 건이 증가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7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해야 정부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인구 증가를 감안하면 시장은 매달 14만 명을 새로 고용해야 한다. 지난 4월 28만8,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부시 행정부 경제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대로 고용시장이 개선되려면 지난달 일자리 창출의 수준으로 향후 약 4년간 일자리가 꾸준히 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론은 이렇다. 부시 지지자들은 유권자들이 그의 경제 리더십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는 겨우 지난 두 달간 상황이 다소 호전됐다고 해서 내세울 만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폴 크루그먼/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