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가 꼬여가자 이라크 민주화를 포기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제는 이라크가 중동에서 정치적 자유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얄팍한 사고와 전후 계획에 대한 그들의 비판은 날카롭다. 미국이 이라크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그들의 주장도 옳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이라크 철군은 국방부의 전후 계획만큼이나 현실성이 없다.
일부는 이라크가 이집트처럼 온건한 독재를 하는 것을 미국이 인정해야 한다고 한다.
바트당 출신 장군이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팔루자가 앞으로 이라크의 모델이라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쿠르드 족 자치를 포함, 느슨한 연방제가 이라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고 한다.
이는 쿠르드족에게는 좋겠지만 틀림없이 유고슬라비아와 같은 내전을 유발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아파와 수니파가 사는 곳은 뚜렷한 지역적 구분이 없다. 바그다드만 해도 이들 수십만 명이 섞여 살고 있다.
리버럴 진영에서는 미군이 일방적으로 철수하거나 철군 시한을 못박으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국익에 재난을 가져올 것이며 회교 극단주의에게 역사적 승리를 안겨주게 될 것이다. 이라크 인들이 미국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철수한다고 확신하게 되면 내전이 불가피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민주화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으리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졌다. 이라크 주민들이 독재의 횡포에서 해방된 지금 선거만이 합법 정부를 세우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이는 극렬주의자들에게 패배를 안겨줄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선거를 하면 미국이 임명한 관리들이 실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우리는 이를 택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이라크 사태를 마무리지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