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13일 바그다드를 방문해 미군들을 모아 놓고 “나는 신문 읽기를 중단했다”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것은 농담이다. 절망 그러한가. 사실 부시 행정부는 ‘뉴스 중독자들’이 아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자신은 신문을 아주 가끔 읽는다고 했다. 그 대신 참모들이 걸러서 전하는 소식에 의존한다고 했다.
그는 그것을 객관적이라고 했다. 실제 백악관 참모들은 빼어난 솜씨를 자랑한다. 아프리카 우라늄 사건에서처럼 대단한 소설도 마구 써낸다.
몇 주전 럼스펠드는 미신문편집인협회 모임에서 미국의 지도자들은 내부적으로는 헌법의 균형과 견제 시스템을 통해 도전을 받아내야 하며 외부적으로는 자유롭고 활기찬 언론의 도전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그러나 최근 이라크에서 일련의 악재가 터져 나오기 전이다. 작금의 뉴스는 대하고 싶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영부인 로라 부시는 신문에 실린 이라크 포로학대 사진을 도저히 볼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무리 럼스펠드처럼 강인한 성격이라도 이를 소화해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상상할 수 있다. 이 장면들은 너무 참혹하고 잔인하다. 신문을 매일 보면 우울해 질 수 있다.
더욱이 국방장관은 정신을 고결하게 가다듬어야 할 자리이다. 군인들은 항상 고무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신문을 필요로 하지만 누구나 신문을 읽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방장관이라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정 신문을 보기 싫으면 내가 럼스펠드의 입맛에 맞게 가상으로 신문기사를 편집해 본다.
럼스펠드가 즐겁게 읽을 수 있게 말이다. 신문 제호는 ‘데일리 러미’라고 하자. 1면 머릿기사는 날씨이다. 워싱턴은 쾌청하고 산들바람이 분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라크 포로학대 스캔들은 언론의 김이 빠지면서 주말께 바람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게 요약이다.
오피니언 면은 럼스펠드가 7번 발언을 했는데 이 가운데 사임에 관한 것은 단 한번도 없고 모두 “임무를 완수했다”는 것이다.
윌리엄 파워스/LA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