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뒷바라지 하다‘최우등 학생’ 변신
2004-05-05 (수) 12:00:00
▶ 김현씨, 미국 온지 2년만에 MBA 최우수 졸업
43세의 기러기 가정 주부 김현씨가 미국 온지 2년만에 경영대학원(MBA)을 4.0만점에다 최우등상까지 수상하며 졸업하게 돼 화제다.
김현(사진·로드아일랜드 노스 프로비던스 거주)씨는 3일 열리는 존슨 & 웨일스 대학 경영대학원 시상식에서 교환교수들이 선정하는 최우수 학생상인 `DVP 어워드(Distinguished Visiting Professor’s Award)’와 함께 장학금 500달러를 받는다. 이 뿐만 아니다. 그간 공인회계사(CPA) 자격증을 취득했는가 하면 공인경영관리인 자격증인 CMA의 파트 1 시험에 합격했으며 올 여름에는 뉴욕증권거래소 진출에 필요한 시리즈 7(Series 7) 시험에도 응시할 예정이다.
김씨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 등은 했지만 공부를 계속해온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2남매의 유학생활을 뒷바라지하러 온 미국에서 자신도 잘 몰랐던 재능을 발휘, ‘원더 우먼’으로 변신한 것이다.
“딸(정민·16·10학년)과 아들(우진·13·7학년)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함께 책상에 앉다보니 공부에 열중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미국생활에 잘 적응해 준 덕”이라고 자녀들에게 고마워했다.
김씨는 자녀들이 유학 수속을 밟는 동안 불과 20일만에 토플시험을, 한 달만에 경영대학원 입학시험(GMAT)을 준비해 우수한 성적을 올렸고 단숨에 대학원 합격통보까지 받아냈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차례로 졸업한 뒤 식품영양사, 고교생 대상 수학가정교사로 일했고 취미인 알 공예 기술을 살려 문화센터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씨는 “처음에 유학을 반대했던 남편(이재식·SK 근무)이 지금은 아주 만족스러워하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나이 때문에 겁먹지 말고 자신이 정한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면 길을 열 수 있다고 본다”며 자신과 같은 만학도들에게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졸업 후 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쌓은 뒤 투자은행에서 다시 한번 도전해 볼 꿈을 키우고 있다.
<뉴욕-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