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본즈! - 한국이 낳은 메이저리그 타자 1호 최희섭선수가 29일 SBC 파크에서 벌어진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회초 자이언츠의 제롬 윌리엄즈 투수로부터 투런 홈런을 뿜고 있다. <이정훈 기자>
<홈런 친 최희섭 특별인터뷰>
홈런을 쳤다고 우쭐거리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메이저리그라는 ‘큰물’에서, 그것도 최고 왕대포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앞이라고 움츠리지도 않았다. 최희섭(사진)은 최희섭이었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인타자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은 2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이언츠와의 4연전 첫날, 0의 행진을 깨는 2점짜리 중월홈런(시즌 8호)을 터뜨린 뒤 본보와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언뜻언뜻 흥분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면서도 자신보다는 팀이 승리(4대3)한 것을 앞세웠고 본즈에 대한 경의를 잃지 않는 등 ‘빅 초이’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SBC 팍의 4만관중은 물론 베이지역을 비롯한 미주한인, 나아가 본국의 야구팬들의 환성을 자아낸 호쾌한 홈런에 대해서도 자화자찬은 고사하고 (상대투수 제롬 윌리엄스의) 실투였던 것 같다고 허리를 낮추는 등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또 이날 자신의 ‘장군포’에 맞불을 놓듯 ‘멍군포’를 쏘아올린 본즈에 대해 투수들이 기피할 정도의 강타자…존경스럽다며 본즈와 같은 대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플로리다 팀에 몸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서부지역에 와 있다며 기회가 되면 자이언츠와 다저스같은 팀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한국이 낳은 메이저리그 타자 1호 최희섭 선수가 베이지역을 찾아 왔다. 29일 SBC 파크에서 벌어진 자이언츠와 플로리다 말린즈와의 경기에서 최희섭 선수는 말린즈의 유니폼을 입고 5번타자로 등장, 이날 4회초에 통렬한 2점 홈런을 뿜어 팀의 4-3 승리에 공헌했다.
올 시즌 8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최희섭 선수는 메이저리그 홈런 부문 5위에 올라 있으며,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성적을 구가하고 있는 말린즈의 핵심 방망이로 부상하고 있다.
본보는 29일 SBC 파크에서 경기를 마친 최희섭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 베이지역을 찾아와 반갑다. 4회초에 2점 홈런을 쳤는데 어떤 공이었나?
▲체인지업이었다. 볼 스피드가 85마일쯤 되는 평범한 공이었는데 코스가 좋았다. 아마도 실투였던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SBC 파크에서 4만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홈런을 쳤는데 기분이 어땠나?
▲다른 구장에서의 홈런과 특별히 다르진 않았다. 다만 리드 홈런을 쳐서 팀 승리에 공헌하게 된 것이 기분이 좋았다.
-올 벌써 8개의 홈런을 쳤는데 올 시즌 몇 개의 홈런을 칠 수 있을 것 같은가?
▲처음 목표는 작년의 두 배를 치는 것이었다. 벌써 8개를 첬으니까 이미 반 이상은 달성한 셈이다. 특별히 몇 개를 칠 수 있을까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현재 속도로 봐서는 30∼40개의 홈런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으로서는 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경기를 펼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늘 배리 본즈와 함께 나란히 홈런을 쳤는데 평소에 본즈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 중의 하나이다. 투수들이 기피할 정도의 강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존경스럽다.
-본즈의 어떤 점이 본받을 만한가?
▲타자로서의 카리스마다. 항상 홈런을 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피부로 느껴진다. 본즈와 같은 대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최희섭 선수에 대한 베이지역 한인 팬들의 기대감이 대단하다.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비록 플로리다 팀에 몸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한인들이 많이 몰려 살고 있는 서부지역에 와 있다. 기회가 되면 자이언츠와 다저스 같은 팀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 요사이 방망이가 잘 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콘디션도 좋고 하니 한인 팬들이 많이 찾아와서 응원을 펼쳐줬으면 좋겠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