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학부모 허리 펼 날 없다

2004-03-2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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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대학 학비에 사교육비까지”

전년 대비 공립대 14% 올라
중고생 자녀 보충 학습비도 부담

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 학비 등 늘어만 가는 자녀교육비 부담으로 한인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워싱턴 지역 한인사회 경기의 체감지수는 아직 영하권인데 비해 대학 학비는 물가상승폭보다 평균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해마다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칼리지 보드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03-2004년도 한 학기 수업료는 4년제 공립대학이 평균 4천694달러, 사립대학은 1만9천710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대비 사립대학은 평균 6%, 공립대학은 무려 14.1%나 오른 것이다.
한인 학생이 다수 재학하고 있는 버지니아 주립대학(UVA)의 올 봄학기 수업료는 주내 거주 학생이 5천925달러, 버지니아 텍은 5천095달러, 윌리암 & 매리 대학은 6천430달러였다.
메릴랜드 주립대(UMD-칼리지 파크 캠퍼스)는 주내 출신 학생이 3,379달러였다.
수업료 외에 기숙사비가 학비의 절반을 차지함을 고려할 때 공립대학의 1년 학비는 2만 달러 안팎, 사립대학은 평균 4만 달러 수준으로 파악된다.
전국에서 부유한 지역에 속하는 훼어팩스 카운티 중산층 가구 연평균 소득(8만5,300달러)과 비교해 볼 때 자녀 한명을 사립대학에 보내려면 가구수입의 절반이 날아가는 것이다. 주립대학 학비도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20년 전인 1980년 기준, 중산층의 학비 지출부담과 비교할 때 거의 2배 가까운 증가다. 게다가 오는 2010년까지 사립대학의 학비가 최고 5만-6만달러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학부모들을 한층 불안하게 하고 있다.
여기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예체능에 보충학습등 사교육비까지 추가돼 학부모들은 이래저래 한숨만 내쉬고 있다.
K모씨(훼어팩스 거주)는 “고교 10학년과 7학년 형제의 과외 레슨비, SAT 학원비를 부담하느라 일요일에 파타임 근무를 시작했다”며 “학원비도 그렇지만 곧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감당해야할 학비걱정 때문에 어떤 날은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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