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년만에 1만달러로 15만달러 만들다.’

2004-03-24 (수) 12:00:00
크게 작게
6가와 카탈리나에 위치한 타운 첫 팥빙수 전문점 ‘아이스 키스’의 최인석(24)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줄줄이 망해 나가던 샤핑몰의 카페를 4만달러에 인수, 1년 만에 15만달러짜리 업소로 키웠다. 최 사장은 그저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그의 작은 성공에는 남들과 다른 뭔가가 있다.
최 사장은 1999년 달라스 주재원으로 발령 받은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건너왔다. 공부에 큰 관심이 없었던 그는 도넛 가게, 노래방, 금은방 등에서 1년 남짓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의 첫 사업 아이템은 장식용 컬러렌즈. 아르바이트를 하며 안면을 튼 스왑밋 건물주를 설득해 스왑밋 복도에 자그마한 카트를 마련했다. 세 달 동안 시청을 들락거리며 퍼밋도 받아냈다. 자본은 부모님이 빌려주신 1만달러가 고작이었다.
대박이었다. 한달만에 부모님이 빌려주신 돈을 다 갚은 것은 물론 세 달만에 2호점까지 차렸다. 비즈니스에 눈이 뜨이자 소매점은 어머니에게 넘기고, 자신은 홀세일을 시작했다. 6개월만에 월 순수입이 1만달러를 넘어섰다. 내친김에 같은 스왑밋에 위치한 여자 신발가게까지 인수했다. 사업시작 2년 뒤인 2002년 12월 정확히 8만달러를 마련해 모든 사업을 정리했다.
LA에 비해 한인이 적은 달라스에서는 도넛이나 샌드위치 가게 4~5개만 운영하면 ‘성공’했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할 수는 없었어요. 사람도 많고 시장도 넓다는 LA로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LA온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러 타운 비즈니스를 눈여겨봤다. 많은 아이템 중에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아이스크림 전문점이었다. 장소로는 현 아이스 키스 자리가 가장 눈에 띄었다.
현 아이스 키스 자리가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장소는 괜찮은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던 중 가게가 매물로 나왔고, 지난해 3월 4만5,000달러에 인수하게 됐지요.”
카페를 인수했지만 가게의 특징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처음에는 아이스크림 카페를 열 생각이었으나, 기계가 너무 비싸 빙수 전문점으로 컨셉을 바꿨다. 비용 절약을 위해 인테리어는 직접 바꿨다. 개업하자마자 이상저온으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최 사장이 직접 일하며 인건비를 절약해 버틸 수 있었다.
다행히 옆 가게에 유명 음식점이 들어섰고, 여름 들어 불볕더위가 찾아왔다. 최 사장은 단골이 많은 매력 있는 가게를 만들기 위해 끝없이 노력했다. 손님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타로 카드 점을 배웠고, 팥빙수는 약간 저렴한 가격에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비즈니스 약속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양복을 입고 나간다는 최 사장은 앞으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 부동산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의헌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