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힌 세금 어떻게 쓰이는지
전경배 CPA
<문> 제가 내는 세금은 과연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답 1> 이 지면을 통해 어떻게 하면 절세를 하여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많았지만 정부에서 걷은 세금이 어떻게 쓰여지는지를 물으시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시의 적절한 질문에 감사 드립니다.
나라의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한 나라가 어떠한 공동체를 이루어 가려고 하는지를 알려주는 척도입니다. 한 나라가 지향하는 이상과 비전을 한눈에 보여주는 청사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나라의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면 세금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부담감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습니다. 지난 2002~2003회계연도의 경우 연방정부의 예산은 총 1조8,360억달러였고 가주 정부예산은 968억700만달러였습니다.
<답 2> 연방 개인소득세와 사회보장세
먼저 연방정부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연방정부 세수의 43%는 연방개인소득세로부터 충당되고 35%는 사회보장세(Social Security Tax)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근로소득자가 내는 개인소득세와 사회보장세에 나라 살림의 80% 정도가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대기업들로 대표되는 법인소득세는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는 달리 세수의 7%에 불과합니다. 물품세, 관세, 상속 및 증여세 등으로 나머지 7%를 충당하고 있으나 널리 알려진 대로 연방재정이 적자상태이기 때문에 8%는 공채를 발행하여 빚으로 꾸려 가는 힘든 상황입니다.
지출내역을 살펴보면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benefit)과 노년층의 Medicare 지출이 예산의 38%를 사용하는 제일 큰 지출항목입니다. 두 번째로 큰 지출항목은 저소득층에 지급되는 의료혜택을 위해 주정부에 보조하는 Medicaid(가주에서는 Medi-Cal), 푸드 스탬프 및 극빈층에 지급되는 생활보조금(SSI) 등으로 대변되는 사회복지 예산으로서, 연방예산의 21%가 이에 쓰이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국방예산으로 20%가 들어가며 그밖에 도로교통 및 항만시설, 환경 및 교육, 과학 및 우주 프로그램 개발 등에 10%를 쓰고 있습니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빌려다 쓴 빚의 이자지급을 위한 예산도 8%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개인이든 사회든 사용하는 돈의 씀씀이를 살펴보면 그 개인 또는 사회의 성격과 지향하는 목표를 쉽게 알 수 있는데, 미국의 예산을 살펴보면 미국은 Social Security와 Medicare 그리고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 등 소위 말하는 복지예산에 국가재정의 약 60%를 사용하는 복지국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으로 우리가 진정한 복지국가에 살고 있다고 감사를 느낄 만 합니다. 이런 복된 나라에 살면서 세금을 정직하게 내어 국민된 도리를 다하는 것은 소중한 의무라고 하겠습니다.
<답 3> 주 개인소득세와 판매세
다음으로 가주 정부의 수입 및 지출내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주 정부 세수의 가장 큰 몫은 역시 개인소득세로 전체 수입의 절반 가까운 4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이 판매세(Sales Tax)로 27%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정부 살림의 4분의3 정도를 떠받치고 있는 양대 수입원이 우리가 늘 가까이 대하고 있는 개인소득세와 판매세인 것입니다. 이에 비해 법인소득세는 불과 예산의 7%만을 기여할 뿐이며 나머지는 상속세와 보험세 등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주정부 예산의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교육예산에 절반 가까운 43%가 지출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이 MediCal로 대변되는 의료 및 복지예산으로, 예산의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택 및 교통시설의 개발과 유지관리에 7% 넘는 예산이 사용되며 형무소 같은 교정시설 관리에도 5%를 쓰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천연자원 개발, 소비자보호, 환경보호 등에 골고루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정부 예산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교육비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공립학교 학생 한 명의 교육을 위해 주정부가 지출하는 비용이 연간 6,025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자녀를 둘만 공립학교에 보내면 누군가가 낸 세금으로 연간 1만2,000달러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세금을 열심히 내야 되는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국가의 재정에는 우리 납세자 개개인이 내는 세금이 절대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예산이 쓰여지고 있는 곳도 우리 개개인의 생활에 밀접한 분야로서 우리 모두가 직·간접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납세자들이 납세를 소홀히 할 경우 정부의 재정은 궁핍해져서 각종 좋은 프로그램과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으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그 피해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납세는 국민의 가장 중요한 기본의무라는 것을 세금보고 시즌을 기해 다시 한번 상기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