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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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 농업 노동자 비자 H-2A

2004-03-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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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확인·처우보장등 절차 복잡
일시적 또는 계절적 일자리 국한

만약 오늘 미국 정부가 불법체류자를 대상으로 부분 사면을 하겠다는 특단의 결정을 한다고 가정하면, 그 혜택의 영 순위는 누구일까? 그 해답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농업노동자가 될 가능성이 많다. 불법체류 농업노동자 중에는 정치적 입김이 센 히스패닉이 절대다수이고, 미국 사람 치고, 힘들고 돈벌이가 되지 않는 농사일을 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이들을 사면을 둘러싼 사회적 저항이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행 제도에서도 얼마든지 농업 노동자를 미국에 불러올 수 있다. H-2A가 바로 그 방법이다. 그렇다면 H-2A는 어떻게 받을 수 있는가?

H-2A를 받으려면 다른 비이민 비자보다 한층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첫째, 연방 노동부의 노동확인을 거쳐야 한다. 둘째, 이민국의 청원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셋째, 대사관의 승인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그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노동확인을 받는 것이다. H-2A 케이스로 노동확인을 받으려면, 자격을 갖춘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노동자를 찾을 수 없고, 동시에 H-2A 비자로 농업 노동자를 고용하더라도 다른 농업 노동자의 임금과 근무조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노동부에 입증해야 한다. 고용주는 노동확인 신청서 ETA 750를 노동자가 실제로 일을 시작하기 적어도 45일 전까지 연방 노동부와 주 노동부에 제출해야 한다. 고용주가 여러 사람의 H-2A 근로자가 필요할 경우에는 ETA 750 한 장에 여러 명을 동시에 신청할 수도 있다. ETA 750를 접수할 때 미국에 데려올 사람의 인적사항을 명시할 필요가 없다.
H-2A 일자리는 반드시 일시적이거나 계절적이라야 한다. 즉 일년 이상 계속되는 일자리여서는 곤란하다. H-2A의 연장은 가능하지만, 일자리의 성격상 일년 이상 계속되는 일자리가 아니라야 한다. 개인 사업주, 파트너십, 아니면 기업 그리고 생산자 단체도 자신들의 이름으로 H-2A 노동확인을 신청할 수 있다.
고용주는 노동부의 관리 하에 자격을 갖춘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를 찾는 광고활동을 해야 한다. 업주가 신문 등에 광고를 해야 한다. 이때 노동부도 자격을 갖춘 미국 사람을 찾는 노력을 한다. 만약 미국 사람을 찾는다면, 노동확인은 나오지 않는다.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근로자가 끝내 나서지 않아서 연방 노동부가 노동확인을 해 주면, 업주는 이 농업확인을 비자 청원서에 붙어서 이민국에 제출하게 된다. 그렇지만 다른 비자와 달리 H-2A 케이스에서는 노동확인 과정이 끝나도 고용주는 계속해서 근로자를 찾아야 한다. 만약 H-2A 근로자의 근무기간이 절반이 끝나기 전까지 자격을 갖춘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근로자가 나오면, 이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어야 한다.
H-2A 고용업체는 까다로운 노동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첫째, 업주는 H-2A 근로자에게 같은 지역에 있는 같은 일자리의 미국 사람이 받는 급료를 줘야 한다. 그리고 출퇴근이 어려운 H-2A 근로자에게는 기거할 곳을 제공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고용주는 H-2A 직원에게 하루 세번 식사를 제공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식사를 요리할 수 있는 부엌을 만들어야 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종업원 상해보험도 들어주어야 한다. 만약 종업원 상해보험이 없는 주에 있는 업체라면, 이에 맞먹는 보험에 들어주어야 한다. 고용주는 어떤 경우에도 H-2A 근로자에게 자기 돈으로 일하는데 필요한 장비를 사라고 할 수 없다. 농기구는 업주가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업주는 반드시 H-2A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모든 급료와 시간을 정확하게 기록해 두어야 한다. 고용주는 H-2A 직원에게 한 달에 두 번 이상 급료를 분할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고용주는 H-2A 근로자에게 서면 고용계약서를 줘야 한다. 그리고 H-2A 근로자가 고용기간이 끝났는데도 미국을 떠나지 않았다면, 고용주는 한 사람 당 200달러까지 벌금을 노동부에 물어야 한다.
노동확인을 받아 이 서류를 이민국에 접수되면 이민국은 대개 고용주의 자격은 거의 묻지 않고, H-2A 직원의 자격만 심사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비자 청원서를 승인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민국 청원서 신청단계에서도 굳이 채용 직원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아도 된다. 이 경우에는 비자를 주는 미 영사관이 H-2A 직원의 자격을 심사하게 된다. H-2A 근로자는 연장을 통해서 이 비자로 3년까지 미국에서 일할 수 있다.

김성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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