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의 최후?
튀는 행동으로 소문높은 터렐 오웬즈(TO)가 드디어 방출됐다.
49ers에서 거둔 화려한 성적을 바탕으로 몸값(사인 보너스) 1천5백만불쯤은 너끈히 받으며 우승 후보 필리델피아등 기타 명문구단에 여유 있게 팔려갈줄 알았던 TO는 4일 3년여 남은 계약연장조차도 불분명한 채 볼티모어 레이븐즈에게 초라하게 팔려갔다.
49ers가 오웬즈의 몸값으로 받은 대가는 2라운드 지명권. 헐값이었으나 팀웍을 와해시킨 장본인으로써는 당연한 최후였다.
49ers는 4일 트레이드 마감일당일에 볼티모어 레이븐즈의 2라운드 지명권과 TO를 맞 바꾸어, 8년간의 TO시대를 마감했다.
TO는 96년 49ers에 입단(3라운드), 98년부터 1천야드 돌파기록으로 제리 라이스의 뒤를 승계, 49ers의 스타 리시버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2백30파운드 거구로서는 드물게 탁월한 스피드와 리시빙 감각으로 4차례 프로보울 선수로 선정된 바 있는 TO는 지난 4년간 마빈 하리슨(인디)을 제외하고는 NFL 유일하게 5천야드 50타치다운 리셉션을 기록한 기염을 토한 바 있다.
TO는 49ers에서 스타 플레이어, Play Maker로서 명성이 높았으나 튀는 행동으로 Trouble Maker라는 역설적인 닉네임을 동시에 얻었다.
TO는 스타로서는 어울리지 않게 경기 매너가 빵점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수 년 전 달라스 카우보이즈를 상대로 펼친 타치다운 세러모니. TO는 달라스를 상대로한 라이벌 경기에서 타치다운을 뽑아 낸 뒤 그라운드 중앙에 그려져 있는 카우보이즈 로고를 짓밟고 올라서 수 만여 카우보이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타치다운 세러모니를 펼치는 악날(?)한 행동으로 카우보이즈 팬들은 물론 리그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TO는 그 외에도 시애틀과의 경기에서는 타치다운을 터뜨린 공에 사인공세를 펼치는 등 몰상식한 행동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TO는 동료들 사이에도 튀는 행동으로 유명하다.
경기가 조금만 안 풀리면 동료에 삿대질하는 것은 물론 감독, 선수 가릴 것 없이 말다툼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홈페이지를 통하여 쿼터백 제프 가르시아를 강도 높게 성토, 팀 분위기를 와해시키는 데 앞장서 왔다.
물론 TO가 감독과의 잦은 마찰, 동료를 성토하는 등 팀웍을 해치는 행동을 자행해 온 것은 TO가 49ers에 실망했기 때문. 49ers는 포스트 TO 시대를 개막한 뒤 단 한 차례도 수퍼보울을 먹지 못했다. 수퍼보울은커녕 지난 6년간 2차례 플레이오프에 올라, 그것도 챔피온 쉽에는 올라보지도 못하고 패퇴했다.
수퍼보울을 갈망하는 스타 리시버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TO는 묵묵히 기다리는 대신 성급한 행동으로 자기 자신은 물론 팀을 깎아 내리는 암적 존재가 되고 말았다.
TO와 쿼터백 제프 가르시아와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동료들은 한결같이 가르시아 보다는 TO를 내보내야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팬들에게 외면을 받고 동료들에게조차 외면 받은 TO는 사실상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49ers를 떠날 운명이었다.
그러나 프로보울 4년 경력, NFL 최고의 스타 리시버로서는 너무도 초라하게 팀을 떠났다. 불과 3년전만하드래도 1라운드 지명권 2개를 주더라도 맞바꾸겠다는 스타 리시버로서는 너무도 초라한 결말이다. 또한 악동의 당연한 최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