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포츠 포커스> 표류하는 워리어즈

2004-02-2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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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즈가 트레이드 마감일인 19일 센터 에릭 댐피어를 트레이드하지 못하고 포스트 댐피어 체제를 당분간 이어나갈 추세이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게 되는 댐피어는 뉴욕, 멤피스등이 관심을 보여 19일까지 트레이드 되리라는 소문이 파다, 댐피어와의 결별이 기정사실처럼 보였었다.
특히 뉴욕 닉스의 경우 댐피어와 벤 엑셀을 들여오고 무탐보와 샤든 엔더슨을 내보내는 방안을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져, 워리어즈로서는 댐피어를 미끼로 변화를 꾀해 볼 수 있는 마지막 찬스마저 놓친 셈이다. 물론 워리어즈로서는 댐피어가 나가든 들어오든 올 시즌은 이미 접은 상태다. 서부조 8위 덴버에 무려 7게임이상 뒤지고 있어 기적이 없는 한 올해도 워리어즈의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워리더즈는 올 시즌 포함 무려 10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되는 NBA 신기록을 냈다. 워리어즈 팬들은 10년 세월을 꼴찌 워리어즈를 지켜보다못해 이제는 아예 포기 상태에 빠져있다. LA처럼 레이커즈, 클리퍼스가 인기를 나누어 먹는 것도 아니고 베이지역(새크라멘토 제외)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팀으로서는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치고 있다.
워리어즈 왜 이럴까?
한마디로 레이커스처럼 센터나 스타 가드가 없기 때문이다.
워리어즈는 지난 5-6년간 포스트 댐피어(평균 8.6점, 7.0리바운드) 체제로 이끌어오고 있다. 그만한 돈에 그만한 활약을 펼칠 선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득점감각은 어눌해도 말썽 없고 리바운드도 뛰어나다. 그러나 2류는 2류. 댐피어는 비록 올시즌 올 스타 후보로 거론될 만큼 캐리어 최고(11.7점, 11.6 리바운드)의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리그로 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센터로서는 필수인 훅이 불안정하고 슛 센스가 아둔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팀을 이끌어갈 만한 센터감이 되지 못한다.


워리어즈가 댐피어를 미끼로 그렇듯한 선수를 건져내지 못한 것도 댐피어의 가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워리어즈는 당분간 포스트 댐피어 체제가 불가피하게 됐다. 다행히 클리포드 로빈슨을 영입, 골밑을 보조하고 있어 당분간은 포스트 댐피어 체제 때문에 골치 썩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워리어즈의 문제는 오히려 결정적인 슈팅 가드가 없다는 것이다. 워리어즈는 지난해 안투안 제이미슨(포워드)과 길버트 어리나즈(포인트 가드)를 내보내고 제이슨 리처드슨을 중심으로 팀을 이끌어나갈 밑그림을 확실히 했다.

그러나 미완의 대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리처드슨이 대성할지는 아직은 미지수. 작년 15.6점(평균)을 기록했던 리처드슨은 올 18.5점 기록으로 상승폭을 그었다. 그러나 크게 주목할 만한 성장은 아니었다.
리처드슨의 약점은 중거리 슛이 일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2차례 덩크 챔피언 리처드슨의 순발력은 이미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상태. 골밑의 틈만 보이면 리처드슨 만큼 신속하게 덩크 슛을 터트리는 선수도 드물다. 덩크 챔피언 리처드슨이 중거리 슛마저 적중시키는 날은 워리어즈의 승리는 따논당상이다. 그러나 리처드슨의 중거리 슛은 어쩐일인지 들쑥날쑥 지속적인 자신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워리어즈는 내년도 성적을 기준으로 리처드슨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슨 정도의 값어치면 쓸만한 센터를 영입할 수 있다. 리처드슨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다면 몰라도, 올 시즌 하위성적을 발판 삼아 새 슈팅 가드를 드래프트하고 쓸만한 센터를 영입, 2-3년 가꾸면 워리어즈라고 해뜰 날 없으란 법 없다. 그나저나 십 년 숙원이던 워리어즈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 베이지역 팬들의 농구 열기는 다시 일년간 시들해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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