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펌프업]미 주니어골프투어 14~15세 부문 랭킹1위 김선호 군

2004-02-2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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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에 살고 있는 김선호(14·프랜시스 루이스 고교 9학년)군의 꿈은 프로골퍼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심심할 때 연습장을 찾으며 막연하게 제 2의 타이거 우즈를 꿈꾸는 것은 결코 아니다. 드라이버 거리가 이미 300야드를 넘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지만 매일 새벽 하루를 연습장에서 시작하는 ‘연습벌레’ 선호에게 있어 프로페셔널 골퍼가 되겠다는 각오는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만큼 당연하다.

등교전 연습장에서 2시간, 퇴교후 또 연습장, 주말에는 대회 출전...
골프를 먹고, 자고, 숨쉬는 선호에게 ‘골프채를 잡는 것이 때로는 지겹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글쎄요. 공이 말을 듣지 않을 때는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골프가 지겹다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골프채의 그립이 손에 와 닿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대와 편안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답니다.


선호는 이제 뉴욕시 일원에서는 더 이상 우승할 수 있는 대회가 없을 만큼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견문을 넓히고 미 전역의 골프신동들과 실력을 견주기 위해 버지니아, 매릴랜드, 노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등을 부친 김오중씨와 함께 다니며 부자의 집념을 과시하고 있다.

아들과 함께 대회가 열리는 미 전역을 자동차로 움직이며 헌신적인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부친 김씨는 타이거 우즈가 어린 시절 아버지 얼 우즈와 함께 차를 타고 대회장을 찾아가고 돈을 아끼기 위해 고급 호텔 대신 모텔에서 잠을 잤다는 일화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위안하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참가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차지하는 선호가 너무 대견
스럽다고 말했다.

김씨는 부인과 함께 자그마한 고가구점을 운영하며 가난하지도 넉넉하지도 않게 살고 있다.1년에 아들을 데리고 다니는 경비만 해도 수만달러가 들어간다며 골프에 소질이 있는 아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현실이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는지 선호는 조그마한 자영업을 하시는 아빠와 엄마가 저를 위해 많이 희생하시는 것 같아 때로는 죄송하기도 하지만 나중에 타이거 우즈를 능가하는 훌륭한 선수가 돼 꼭 부모님께 보답하겠다라며 다짐한다.

부모님의 헌신적인 은혜를 꼭 보답하겠다라고 얘기하는 선호의 눈빛에서 메이저 대회 마지막 날 선두 자리를 지키는 타이거 우즈의 매서운 눈초리와 굳은 각오를 느낄 수 있었다.

4월의 한 일요일, 조지아의 따뜻한 봄 햇살 아래 그린 자켓을 입어보고 싶어요. 매스터스 대회 마지막 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아버지와 감격의 포옹도 해보고 싶구요


미 전국 주니어 골프 투어 14∼15세 소년 부문에서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선호의 현재 목표는 운전 면허증을 따기 전에 U.S. 오픈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가 기적적인 샷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흔히 어떻게 사람의 능력으로 저런 샷이 나올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연습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확신도 들어요.

기자가 이 기사를 마감하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지금 선호는 핀을 향해 9번 아이언의 정확도를 가다듬고 있을 것이다. 뉴욕한인사회 출신 ‘선 킴’이 타이거 우즈와 마지막 홀까지 접전을 벌이며 코리안의 뚝심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는 날이 머지않아 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글 정지원 기자·사진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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