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스포츠 포커스> 박찬호 부활할까?

2004-02-13 (금) 12:00:00
크게 작게
이정훈 기자+

박찬호가 올 캐리어의 운명을 저울질하는 가장 중요한 시즌을 맞는다. 박찬호는 올 부활하지 못하면 끝이라는 각오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찬호가 올해도 어영부영 ‘먹튀’ 성적을 낸다면 메이저리그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무척 희박하다. 박찬호는 어떻게해서든지 올해 10승 이상의 투수로 거듭나야 선수생활을 연장해 나갈 수 있다.
그러면 박찬호 ‘부활투’ 가능할까?
그 가능성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우선 성적은 곧 돈이라는 공식을 그 누구보다도 철저히 깨닫고 있는 박찬호가 그깟 1년쯤 좋은 성적으로 버티어내지 못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다저스 시절부터 엉망이 된 몸을 이끌고도 악바리 근성으로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

물론 박찬호의 재기 가능성은 2가지 경우로 내다볼 수 있다. 첫째 단기적인 부활, 둘째 장기적인 부활이다. 즉 박찬호가 올 시즌을 발판으로 삼아 영원히 부활하느냐, 아니면 올 시즌을 끝으로 ‘반짝’하다가 백조의 노래를 부르느냐 하는 것이다.
박찬호의 선수생명을 7-8년 으로 볼 때 나머지 캐리어에서 평균 14승은 올려야 재기했다고 볼 수 있다. 1, 2년 반짝하다가 몰락한다면 이것은 결코 재기라고 볼 수 없다.
물론 ‘반짝’부활이냐, 궁극적인 부활을 가늠하는 척도는 있다. 속구가 살아났느냐, 아니냐의 차이이다. 즉 박찬호가 올 시즌 주무기인 강속구가 살아있으면 어느 정도 부활을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속구를 윈닝 셧으로 쓰고 변화구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면 박찬호의 재기역정은 아직도 험난하다.


박찬호는 알려져 있다시피 강속구 투수이다. 속구의 볼 끝이 살아있어야 ‘부활’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강속구를 놔두고 변화구로 이끌어간다면 이는 아직 몸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이다. 하루속히 마운드에서 내려와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박찬호는 지난주 구속 95마일대의 강속구 던지며 부활의 가능성을 내보였다. 박찬호의 속구가 풀 가동된다면 박찬호의 부활전망은 매우 밝다.
그러나 박찬호가 당하고 있는 정신적인 압박이 찬호 부활을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장애물 중의 하나.
박찬호는 현재 지역(텍사스) 언론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
텍사스 언론들은 요즘 ‘박찬호 또 왔냐는 식으로 찬호에 대한 ‘부활투’기대는커녕 어서 빨리 텍사스를 떠나기를 바라는 기사들만 내보내고 있다.
박찬호가 지역언론들과의 신경전에서 밀리면 부활투도 끝장이다.
물론 박찬호에게도 문제는 있었다.

부상을 숨기고 텍사스와 거액의 계약을 맺은 것은 적어도 대선수로서는 떳떳치 못한 처사였다. 텍사스 팬들은 2년간 10승11패, 작년 1승을 올리는데 1천만불 이상을 먹어버린 박찬호에 대한 울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는 어떻게 하든지 성실한 태도와 좋은 성적으로 지역 팬들의 도덕적 불신감을 불식시켜야 한다.
그러나 과거 옆차기 사건등 박찬호의 불같은 성미가 걸림돌이다 지역 언론들의 신경전에서 자기를 지켜나가는 것이 올 재기의 관건이다.
박찬호는 올 기필고 부활해서 레인저스에 진 빚을 갚아야 한다. 팀에서 쫓겨나지 않고 재활의 터전을 닦을 수 있게된 것은 장기적인 측면에선 오히려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박찬호는 이번 시즌 철저한 신체검사를 거치고 과도기를 맞은 것을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