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00~500 케이스만 출시
재배 가장 까다로운 100% 피노 누아 품종
연간 400~500 케이스만 출시
재배 가장 까다로운 100% 피노 누아 품종
재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는 와인들을 대상으로 가장 비싼 와인을 꼽으라면 로마네-꽁띠가 1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1997년 로마네-꽁띠 750ml 한 병의 가격은 약 1,540달러이다. 물론 운이 좋아서 구할 수 있을 때 그렇다는 얘기고, 대개의 경우 구경하기도 힘들거나 아주 운이 좋아서 단골 와인샵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하더라도 원하지 않는 다른 와인을 비싼 가격에 한 케이스 이상 구입해야 겨우 한 병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식당에서 주문을 한다면 한 병에 최소한 2,000달러 넘고, 보통 1~2년이 지나면서 가격이 두배, 세배로 뛴다. 로마네-꽁띠는 연간 약 400~500 케이스밖에 출시되지 않기 때문에 구하기 쉽지 않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맛보기 힘든 와인이다.
로마네-꽁띠는 도멩 드 라 로마네-꽁띠(Domain de la Romanee-Conti)사의 소유이며, 이 회사는 이니셜인 DRC로 불린다. 프랑스의 부르고뉴 지방의 꼬뜨도르(Cote d’Or) 지역은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황금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꼬뜨도르는 남북으로 약 30마일, 그리고 동서로 약 1/2마일 정도의 매우 협소한 지역이다. 이 꼬뜨도르가 둘로 나뉘어서 북쪽은 꼬뜨드뉘(Cote de Nuits), 남쪽은 꼬뜨드본(Cote de Beaune)으로 불리는데, DRC사는 꼬뜨드뉘 지역에 위치한 본느 로마네(Vosne-Romanee) 마을 내 라 타쉬(La Tache)와 로마네-꽁띠 포도원을 단독으로 모두 소유하고 있고, 그 밖에 로마네생비방, 리쉬부르(Richebourg), 몽라셰 등 다른 5개의 그랑 크루 와이너리를 함께 소유하고 있다.
다른 와인과는 달리 로마네-꽁띠는 케이스로 구입할 수 없고, DRC가 소유한 다른 와이너리의 레드 와인과 섞어 로마네-꽁띠 한 병을 포함한 케이스로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라타쉬와 로마네생비방, 리쉬부르 등을 2~3병씩 섞고 로마네-꽁띠 한 병으로 된 12병 케이스를 구입할 때 평균 가격은 약 1만5,000 프랑이고, 18.6% 프랑스 정부의 과세가 부가된다.
로마네-꽁띠는 100% 피노 누아 품종으로 빚어진 와인이다. 피노 누아는 가장 재배하기 까다로운 품종으로 꼽히는데, 바로 이 피노 누아로 빚어진 와인 중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다는 평을 듣는 와인이 로마네-꽁띠이다. 로마네-꽁띠는 피노 누아의 우아함과 깊이를 최대한 살리면서, 풍만하고, 강한면과 부드러운 면을 함께 갖추고 있고, 마셨을 때 달콤하게 느껴지며, 오랜 시간 숙성시키기에 알맞은 풍부한 태닌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로마네-꽁띠를 처음 맛 본 사람이 ‘벨벳과 우단이 병 안에 들어있다’고 표현을 했다는데, 그 풍만함과 부드러움에 각종 과일과 매콤한 향이 더해져서 더 할 수 없이 신비로운 맛을 자아내는 것이다.
로마네-꽁띠가 이같이 모든 이의 찬사를 받는 와인을 만들어내는 가장 큰 이유는 훌륭한 포도를 수확하기 때문이고, 훌륭한 포도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그에 꼭 알맞는 자연 조건을 갖춰야함이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로마네-꽁띠의 포도밭은 동쪽으로 해발 853피트(260미터), 서쪽으로 해발 902피트(275미터)의 높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간 뒤틀린 모양의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동남향을 하고 있어서, 배수가 잘되고 해를 충분히 밭을 수 있으므로 봄에 이른 아침 찬서리로 포도알이 어는 것을 방지하고, 가을에 다른 포도밭보다 추수일을 1~2주 늦춤으로써 포도알이 영그는 시간을 최대화 할 수 있다. 포도밭의 서쪽과 북쪽에는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이 버티고 있고, 굴껍질이 많이 섞여서 철분이 많은 석회석과 자갈, 붉은 흙이 섞인 독특한 토질을 갖추고 있다.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힘든 만큼 가짜 로마네-꽁띠도 종종 등장한다. 1960년대에 독일에서는 ‘레마네(Remane)’라는 이름의 와인이 등장했었고, 1969년 프랑스에서는 싸구려 와인이 ‘Romain Conte’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레이블을 만들어서 판매하다가 법적인 조치를 받은 적 있다.
1980년대에 텍사스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1947년 로마네-꽁띠 레이블이 붙은 와인이 발견되었는데, 로마네-꽁띠는 1945년부터 1952년 사이에 와인을 출시한 적이 없으므로 조사해 보았더니 뉴올리스에서 누군가가 정교하게 레이블을 만들어 붙인 사실이 밝혀졌지만 범인은 끝내 못 잡았다고 한다. 로마네-꽁띠의 레이블에는 각 병마다 고유 번호가 주어지며, 그 해 출시된 병의 수가 명시되어 있고, 앙리 드 빌레느(Henri de Villaine)의 사인이 있는데, 이는 1953년부터 시작된 일로 그 이전에 출시된 병의 레이블에는 고유 번호나 빌레느의 사인이 포함되어있지 않다.
<최선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