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매너 이야기 사인
2004-01-17 (토) 12:00:00
전유경
우리는 서명을 ‘사인’이라고 번역하고 발음도 그렇게 하지만, 이 말의 정확한 영어 발음은 ‘싸인’ 입니다. 한글의 외래어 표준표시법에서 된소리는 쓰지 않게 되어 있기 때문에 ‘사인’이라고 쓰게 된 것 같은데, ‘사인’이라면 외국인들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리고 서명이라는 명사는 ‘씨그네추어’(signature)입니다. ‘싸인’이라는 말은 ‘서명을 한다’는 동사입니다. 서명을 ‘오토그래프’(autograph)라고도 합니다. ‘씨그네추어’와 동의어지만 특히 유명 인사들에게 받는 서명을 ‘오토그래프’라고 하며 유명 인사들의 서명 자체를 말하기도 합니다.
싸인은 각자 만들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양 각색입니다. 이름을 필기체로 반듯하게 잘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미줄 엉킨 것 같이 복잡하게 그리는 사람도 있고,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 같은 무미한 단선을 흘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제일 먼저 싸인을 실용화한 곳은 은행입니다. 보증수표에 발행 책임자가 도장을 찍은 옆에 서명을 하곤 하였습니다. 일종의 암호역할을 했기 때문에 복잡하고 어렵게 하여야 했습니다. 그러한 전통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 한인들은 비교적 복잡한 ‘싸인’을 선호하는 것 갔습니다.
싸인의 형태를 규제하는 규정이나 법은 어느 나라에도 없고 본인이 직접 한 것이면 어떠한 형태로 하여도 효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서양사람들은 싸인을 보고 이름의 철자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남이 보고 해득할 수 있게 싸인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부동산 매매를 할 경우는 은행이나 에스크로 회사에서 남이 읽을 수 있는 싸인을 하여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그리고 그 싸인의 철자도 문서에 프린트되어 있는 이름과 일치가 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를 합니다.
법적 문서를 작성 할 때도 유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서를 작성 할 때는 싸인을 프린트한 이름과 동일하게 하여야 한다는 관례가 있습니다. 때문에 평상시에 하는 싸인도 기왕이면 남이 읽을 수 있는 필기체로 이름을 적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싸인은 full name을 다 하여도 좋고, first name만 하여도 좋고, last name만 하여도 좋습니다. 그러나 공식 문서에는 full name을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문서를 작성할 경우 ‘이니셜’(initial)을 하여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니셜은 First name과 middle name, last name의 머리 글만을 따서 한 단어로 만든 것입니다. 역시 남이 알아볼 수 있게 쓰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기만이 아는 기호를 써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