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죽 써서 개 주기?
수퍼보울 우승 후보가 4강으로 좁혀진 가운데, 복병 캐롤라이나 팬서즈에 대해 타팀들이 촉각이 곤두 세우고 있다.
캐롤라이나는 시즌 초 만하더라도 무명으로 평가됐던 팀. 재작년 1승15패를 당했던 캐롤라이나가 이처럼 급성장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2주전 캐롤라이나 팬서스가 카우보이즈를 꺾고 8강에 올랐을 때만해도 램즈까지 꺾고 4강에 진입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팬서스는 지난주 램즈를 상대로 막강 전력을 선보이며 올 NFL의 판도가 어떻게 전개되리라는 것을 확연히 보여줬다.
올 수퍼보울 우승후보 4팀중 팬서스가 가장 전력의 노출이 없는 가운데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다크호스이다.
이글즈의 경우는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도너번 맥넵의 팀. 지난주 대 그린베이전에서도 맥넵이 아니었다면 4th다운 26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퇴하고 말았을 팀이다. 이글즈는 끈끈한 디펜스, 맥넵의 기동력에 힘입어 정규시즌 1등(NFC)으로 홈필드 어드벤티지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글즈는 지난주 대 그린베이전에서 전력의 허점을 노출했다.
이글즈는 맥넵의 기동력을 제외하고는 시종 끌려다니며 공격의 단조로움을 드러냈다. 한마디로 공격루트가 단순하고 볼 것이 없는 팀이다. 사실 이글즈는 지난주 절정기를 넘어선 이빨빠진 호랑이, 화브의 그린베이를 상대로 끌려다닌 끝에 운 좋게 이겼다. 델롬을 앞세운 팬서스를 꺾기에는 역부족임이 드러났다.
AFC의 경우는 인디애나 콜츠가 가장 인상적인 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쿼터백 패이튼 매닝은 예전의 댄 마리노를 연상시킬만큼 폭발적인 패싱으로 NFL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콜츠는 지난주 켄사스시티 수비를 초토화시키며 압승,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 올랐다. 그러나 풋볼은 공격보다는 수비의 경기, 제 아무리 압도적인 공격력, 발군의 쿼터백이라해도 훌륭한 라인베커가 있는 수비의 팀에게는 당하지 못하는 법이다. 지난해의 레이더스가 그 예, NFL 최강의 오펜스로 꼽히던 오클랜드가 탬파베이의 디펜스에 그처럼 농락 당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었다.
콜츠는 이번주 뉴잉글랜드의 꽁꽁 얼어붙은 땅에서 다시 한번 매닝이 마술을 펼쳐야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엇츠는 정규 시즌 동안 가장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 팀이다. 그러나 지난주 대 타이탄즈 전에서 전력이 종이 호랑이임이 드러났다. 물론 패이트리엇츠는 공수에 균형이 잡혀있고 폭발적이진 못하지만 탐 브레디가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고 있어 이번주 콜츠를 상대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뉴잉글랜드가 콜츠를 꺾는다는 것은 바로 캐롤라이나가 우승할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뜻.
공수에 가장 이상적으로 균형잡힌 팬서스는 야금야금 땅따먹기에 있어서는 가장 무서운 팀이다. 팬서스는 지난주 대 램즈와의 경기에서 램즈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꽁꽁 묶어두는 막강 수비력을 자랑한 바 있다. 델롬이 이끄는 공격력은 올 8경기에서 막판 승리를 거두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접전에서 팬서스를 따라올 팀이 없다. 그러나 팬서스는 뒤져가는 경기를 업어치기에는 너무 공격패턴이 느린 팀이다. 팬서스는 올 8경기에서 마지막 공격에서 승리, 접전에 능한 반면 10점차 이상으로이긴 경기는 단 2차례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폭발적인 오펜스를 자랑하는 매닝의 콜츠는 팬서스의 천적이 될 수 있으나 나머지 팀들은 모두 한번 해볼만하다. 특히 캐롤라이나는 올 아무도 예측 못했던 4강에 진입, 심리적으로도 잃을 것이 없는 팀이다. 캐롤라이나가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말린즈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