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사회에서 종교단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비단 신앙생활의 중심일 뿐 아니라 친교, 문화, 봉사, 교육에 이르는 여러가지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 영향력이 엄청나다.
아틀란타 한인사회에서도 올 한해 교회를 중심으로한 종교단체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했다. 특히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와 부대사업 등이 전적으로 교계 지휘아래 치러진 점이 특이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아틀란타 교회들의 단결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교회협의회 김정호 전 회장은 아틀란타 한인교회들의 활동을 네 가지로 요약하며 어느 해보다도 교회역량이 커진 해가 됐다고 전했다.
우선 아틀란타 종교단체들은 한인회관 양성화 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교회협의회가 주축이 돼 총 1만 5000달러의 양성화 기금을 모으는 한편 한인회비 납비 운동을 주도했다. 또한 한미장학재단에 3만 달러를 기증하기 위해 기독교 실업인들을 주축으로 모금활동을 진행했다.
이 두 가지 사업은 모두 지역 사회를 끌어안기 위한 것으로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다음으로 이민 10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인 ‘복음화 대회’를 성공리에 치러냈다. 물론 이 사업은 전미 단위의 사업회가 책임을 졌지만 대부분의 행사는 교회건물에서 신도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교회측은 각 교회가 서로 협력해 지역사회를 끌어안자는 당초 취지가 제대
로 살아난 뜻깊은 행사였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챤 타임즈는 교회역사가 곧 이민 역사 아니냐는 말로 이민 100주년 사업과 교회와의 연관성을 설명해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교회간 화합을 위한 실험적인 조치들이 시도됐다. 200~300개로 추정되는 아틀란타 한인교회 중 메이저급 규모를 지닌 교회는 10여개. 나머지 대부분은 개척교회의 형태로 교회들 사이에서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돼왔다.
아틀란타 교회들은 이를 방치하지 않고 서로 협력키로 뜻을 같이하면서 올 한해 괄목할 정도로 협력사업을 키워냈다. 교회협의회나 교역자협의회 등의 단체에서 교회규모나 신도수에 상관없이 임원진 구성에 평등을 기했다는 것이 단적인 예. 각종 문화사업과 어린이 프로그램 JAMA등의 행사에서 교회간 연합이 많았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이를 두고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돕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 교단을 초월해 서로 협조해 나간다면 협력의 폭이나 깊이가 배가될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화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열되고 약화되는 듯 보이던 한인교회들이 이민 100주년이라는 사회성 짙은 행사를 치러내면서 보다 성숙했다는 느낌이다. 또한 전미 규모의 청년예수대각성운동(JAMA)이나 매스터코랄 음악회 등 수준높은 문화행사들을 성공리에 치러내면서 아틀란타 교회들이 지니는 위상도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황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