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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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실력과 함께 부지런해야

2003-12-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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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회사 내가 최고]

▶ 변성연 시놉시스사 시니어 엔지니어


반도체 회로설계 자동화시스템(ECAD)을 개발하는 시놉시스사(Synopsys
Inc.)에서 시니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변성연씨<사진>는 이 분야에서 흔치 않은 여성 전문인으로서 고위직에 올라간 한인이다.

시놉시스사는 ECAD 분야에서 세계 최고기업으로, 전세계에 4천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변씨는 시니어 코퍼리트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Sr. CAE)로서 수백명의 R&D(연구개발) 스탭들과 소프트웨어 개발방향을 리드하고 있다. “고교시절 수학과 물리학을 좋아했다”는 변씨는 80년대 공학으로 유명했던 아주공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대학시절 앞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부문이 유망하다는 교수들의 권유에 따라 이 분야에 몰두했다“고.

150명의 입학 동기생중 여학생이라곤 단 두 명에 불과할 정도로 희소했던 시절, 변씨는 졸업후 대우 중앙연구소 반도체 연구소에서 일하게 됐다. 6년간 대우에서 영상 IC(집적회로) 개발에 경력을 쌓았다.
96년 한국 시놉시스로 스카웃된 그는 싱가포르의 아시아 지역본부에서 추진하는 제품개발과 한국 고객사들에 대한 컨설팅을 맡게 되었다.


2년 전 마운틴뷰의 미국 본사로 옮긴 이후 변씨는 100명 이상의 스탭들을 리드해야 하는 프로젝트 개발의 책임자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경력과 연령, 그리고 성별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미국기업의 장점”이라고 꼽는 변씨는 “어린 시절 어렴풋이 그렸던 꿈을 따라가고 있다는 즐거움에 살고있다”고.

최근 변씨는 90 나노미터의 극세(極細) 드라이브의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변씨의 일과는 오전 9시에 출근하면 하루 평균 3건 이상의 회의에 참가한다. 또 프로젝트의 진행을 위한 컨설팅, 고객과의 직접 지도 등에 바쁜 하루가 끝나면 오후 6시 다미(6세)와 다희(10개월) 등 두 딸을 픽업해 집으로 향한다.

가족들이 잠든 저녁 10시부터 변씨는 회사에서 가져온 일거리를 자정 또는 새벽 1-2시까지 씨름하다 잠이 든다. 주말에도 아침과 저녁시간을 이용, 회사에서 가져온 일을 처리해야 한다. “프로젝트의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과 함께 부지런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변씨는 “또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팀원 각자가 맡은 일을 제시간에 끝내도록 세심하게 리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이닉스에 근무하는 남편 문태훈씨와 함께 엔지니어 부부인 변씨는 “새해에는 더 큰 프로젝트를 맡아 고위직으로 승진할 것 같다”고 살짝 귀띔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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