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기독교인-무슬림, 상징놓고 신경전

2003-12-01 (월)
크게 작게

▶ 콥트교도 물고기에 상어로 응수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콥트교도들이 기독교의 상징인 물고기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자 얼마 안 있어 일부 무슬림들이 물고기에 굶주린 상어 스티커로 응수, 소수인 콥트교도와 다수인 무슬림들 간의 작은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무슬림들의 응수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물고기 스티커를 차에 달고 있는 미리암 그라이스(25)는 나는 기독교인이요 콥트교인임을 밝힌 것 뿐이라며 내 생각으로는 그들이 상어를 택한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나는 난폭자다. 나를 봐라’라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어 스티커를 두개씩이나 달고 다니는 무슬림 에마드는 웃으면서 당당하게 말했다. 기독교인들이 물고기를 달고 다녀서 상어로 응수한 것뿐이다. 그들이 약한 물고기로 자신들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좋다. 우리는 최강자다라고 이름만을 밝힌 에마드는 덧붙였다.
상어 몸통에 ‘알라외에 다른 신은 없다’란 아랍어 문구를 넣은 스티커들도 간혹 눈에 띈다.
물고기 스티커는 미국에서 수입된 것이지만 이 상징은 이집트에 근원을 두고 있다.
기독교 초기에 콥트교도들은 로마인 지배자들에게 들키지 않고 자신들의 신분을 서로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물고기 상징을 이용했었던 것.
콥트교 학자인 메드하트 마흐루스는 콥트교회는 여전히 오늘날도 제단의 휘장과 종교적 용구들에 물고기 상징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