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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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는 분야 선택해야 실수 없어

2003-11-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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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 비즈니스 현장을 가다-법률 사무소 사무장 사이먼 리


교통사고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마크 네스터 법률사무소의 한인 사무장 사이먼 리(이신영, 35세)는 계속해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종종걸음으로 나타나는 그는 첫 마디로 교통사고는 남의 얘기가 아닌데, 모두들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며 얼마나 사고가 잦은지 설명을 시작했다.

한 달에 50건 정도 케이스가 접수됩니다. 1년이면 300~500건에 달하는 엄청난 숫자가 되는 거죠. 사고 발생 숫자만큼이나 케이스별 유형도 다양하다고 설명하던 이 사무장은 지금까지 다뤄온 케이스 유형이 전부다 다르다고 말할 정도라며 사고유형은 비슷할지 몰라도 일의 진행과정이 당사자와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얘기했다.


96년 아틀란타 올림픽 당시 이주한 이씨는 한동안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림픽 특수상품으로 기대를 걸었던 생수시판이 장사 삼일을 못 넘기고 폭탄사고로 종결돼 버린것. 막막한 상황에 처한 그는 LA로 돌아가려던 당초 계획을 접고 아틀란타에 정착을 결심했다.

이후 청소 용역회사에서 일을 하며 새로운 사업구상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학시절부터 해왔던 법률 사무소 업무만큼 그가 잘 알고 있는 분야를 찾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아틀란타로 이주해온 한인들이 교통사고가 날 때마다 피해자로 둔갑해 버리는 현실을 못본 체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법률 사무소 업무는 또한 뜻하지 않는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다. 미국인 변호사를 대행해 한인들의 케이스를 전담한 그를 가리켜 ‘자격증도 없이 일하는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던 것.

이 부분이 가장 억울하다는 그는 제 업무는 변호사를 보조해 한인들의 편의를 돌보는 것입니다. 케이스를 살피고 교통사고와 관련된 법률지식을 설명해 드리는 것은 물론 지역 마케팅까지도 담당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활동범위가 넓어져 오해의 소지가 된 것 같습니다.

이 분야에 종사한지 10년이 된다는 그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한인들이 교통사고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점을 뽑았다. 미국인들에게는 상식에 속하는 일반적인 지식조차 모른다면 언제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또 가혹할 정도로 강한 처벌을 내리고 있는 음주운전에 대해 한인들이 지나치게 느긋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선은 교통법규를 잘 지키며 방어운전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사고가 났다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해자의 위치에 서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는 그는 특유의 꼼꼼함으로 산더미 같은 서류들을 정리하면서 마지막 말을 남겼다. 어제 인사를 나눈 사람이 오늘 교통사고 사망자 명단에 오르는 경우를 종종 목도합니다. 그렇게 안타까운 사연이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만 기억해 주십시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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