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리치몬드 정신 건강센터 상담과 문의 크게 늘어
스트레스,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한인들이 의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신적 고통을 ‘치유해야 할 질환’이 아니라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식으로 가볍게 취급하거나, 설사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인식되는 경우라도 ‘정신질환은 하늘의 징벌’이라는 식의 잘못된 인식과 편견 때문에 적당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화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한인 정신과 의사와 관련 정보의 부족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리치몬드 정신건강센터(RAM)의 허춘영 정신건강 카운슬러는 미국인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전문가와 대화,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한인들은 이를 방치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번에 관련 기사(본보·7월 27일자)가 나간 후, 3개월 사이 상담이나 문의를 해오는 한인이 부쩍 늘어, 30여명에 달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들 대부분은 기사내용을 오려서 가지고 있으면서 혼자 고만하다 2∼3세달이 지난 후에 신문에서 봤다면서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대인 기피증, 집안 식구 중에 정신질환이 있는 아버지, 아들 등을 돌보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우울증, 남편의 외도나 알코올 중독, 도박 등에서 오는 불안과 초조, 울화증, 조울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많은데 놀랐다고 말했다.
RAM의 전지영 소셜워커도 가벼운 스트레스라고 해도 대화로 풀지 않고 그냥 방치한다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나중에는 정신질환을 유발 할 수 있다며 이곳을 찾는 한인들의 70∼80%는 심각한 상태에서 찾아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반인들이 평생동안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5%로 매우 높다고 강조하고 미국인의 90%이상이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전문가들에게 정신건강 상담을 받고 있다면서 올바른 인식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편 한인 정신과 의사의 부족도 문제로 대두됐다.
전씨는 베이지역에 한국어를 구사하는 한인 정신과 의사가 심각할 정도로 부족하다며 일반적으로 1명의 의사가(8시간 기준) 하루에 20여명의 환자를 보고있다면서 만약 환자가 진료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다음 약속까지 6∼12주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허 카운슬러는 웬만한 정신 질환은 꾸준한 상담과 약물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며 숨기는 것은 결국 더 큰 병을 자초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RAM은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저소득층, 체류신분, 의료보험 여부와 상관없이 무료진료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어 문의 415-668-5960 Ext. 594(허춘영), 415-668-5955 Ext. 312(전지영).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