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영어강좌 2년 개근 ‘화제’

2003-11-20 (목)
크게 작게

▶ 85세 시어머니 병수발하며

▶ 훼어팩스 거주 김신애씨

환경이 가져다 주는 만만치 않은 도전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가는 한인 여성이 주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북버지니아 훼어팩스에 거주하는 김신애(55.사진)씨.
2년전부터 새빛교회가 미 연합감리교단 소속 세인트 조지스교회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섯 번의 무료영어강좌를 한번도 결석하지 않아 화제다. 그것도 노환으로 누워있는 85세 고령의 시어머니를 수발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이룩한 것이어서 결코 무시될 수 없는 기록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영어 클래스는 빠지지 않았고 본인의 생일이 영어 수업이 있는 날이면 미리 앞당겨 치렀다. 김씨는 남편을 비롯해 주위사람들의 협조와 격려가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영어 클래스에 나가는 날이면 남편이 아무 불평없이 어머니를 모셨고 김용환 목사 등 새빛교회 신도들은 물심양면으로 김씨의 수업을 도왔다. 김 목사의 도움으로 컴맹도 탈출했다.
영어 교사들의 정성도 지극했다. 김씨는 수업 주제가 자동차이면 장난감 자동차를 가져와 일일이 설명하며 이해를 돕는 성의를 보였다며 지난 학기 수업 때는 종강 후 교사가 자신의 집으로 학생들을 초대, 이민와 처음으로 미국 가정을 견학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 병 수발은 벌써 올해로 5년째. 부모를 모시는 지극한 효심이 알려져 지난해는 수도권메릴랜드노인회로부터 효부상도 받았다. 김씨는 그러나 효부상을 받아야할 사람은 남편이라며 남편에게 공을 돌렸다.
이러 저러한 사정으로 이민와 11년동안 한 번도 고국을 가보지 못했다는 김씨. 시어머님이 몸져 누우신 후 고향(경남 진주) 방문은 더욱 힘들어졌다.
열심히 노력한 덕에 이제는 미국선생과 농담도 주고받을 만큼 실력이 늘었지만 내년 2월에 다시 열리는 영어 클래스가 벌써 기다려진다.
소망을 묻자 김씨는 영어를 잘하게 되면 나처럼 언어 소통이 안돼 고민하는 한인들을 돕고 싶다며 영어 강사가 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고 말했다.
영어 강좌 문의: 새빛교회 (703)850-6651
<이병한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