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가는 날’ 공연등 비종교적 접근 늘어나
▶ 유학생 초청·영어강좌등 다양
한인교회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변화, 발전해 가는 한인사회와 발을 맞추면서 이웃과 눈 높이를 맞추려는 한인교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민사회 특성상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성장제일주의에 치중돼 빛과 소금의 역할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한인교회들이 최근 다양한 봉사와 문화 활동을 통해 이웃을 먼저 품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맥클린한인장로교회(홍원기 목사)가 12월 7일(일) 저녁 6시 랭글리고교 강당에서 공연하는 고전극 ‘시집가는 날’은 2만달러의 예산이 소요되는 작지 않은 프로젝트.
기독교와 상관없는 내용의 작품(오영진 원작)을 선정, 일반인들이 한바탕 웃고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획을 담당한 양경모 집사의 말을 빌자면 “이웃과의 접촉점을 찾기 위한 시험무대”인 셈이다.
교회 지하에 마련한 도서관도 맥클린한인장로교회가 이민사회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또 하나의 시도다.
3천4백여 장서를 갖춘 도서관은 준비가 마무리되면 일반인들에게도 자유롭게 개방된다.
또 은퇴 노인들을 위해서도 법률, 생활 상식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내년중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페어팩스한인교회(양광호 목사)는 22일 한인 유학생들을 특별히 초청할 계획이다. 추수감사절 휴가 시즌이 낀 주말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외로운 유학생들을 위로하자는 ‘순수한’ 잔치다.
양광호 목사는 “유학생들의 생활 수준이 나아졌다고 해도 아직 어려운 이들이 많다”며 “간단히 복음은 제시하겠지만 우리교회로 이끌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페어팩스한인교회는 한인들의 주류사회 진출을 돕자는 취지로 지난 7년간 시민권 취득 계몽 활동도 벌였다. 현재는 교회 사정상 중단됐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이 운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오는 20일은 새빛교회(김용환 목사)가 미 연합감리교단과 공동으로 실시한 무료영어교실 종업식이 열리는 날. 10주간의 고된 교육을 마치고 주류사회 진출을 위해 첫 발을 내민 125명의 한인들을 격려하는 자리다.
새빛교회가 실시하는 무료영어강좌는 이번이 여섯 번째로, 매번 신청자가 몰려 100명 정원을 초과해 접수받았다. 새빛교회는 내년 1월 한인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실을 계획하고 있고 2월에는 7번째 무료영어교실이 열린다. 물론 신앙 유무에 상관없이 등록이 가능하다.(703-85 0-6651)
김용환 목사는 “한인들이 영어를 배우는 동안 새빛교회 교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베이비 시팅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 분위기에 익숙치 않은 한인들을 겨냥한 다양한 스타일의 문화적 접근도 시도되고 있다.
가스펠만 고집하지 않는 다양한 음악으로 젊은이들의 관심을 끄는 ‘열린’ 스타일의 예배는 오래전부터 일부교회에서 시행되고 있는 형식.
너무 앞선 음악적 장르와 악기의 사용으로 세상과 구별이 안된다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신세대의 열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다.
문서를 통한 접근법도 마찬가지.
한빛지구촌교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열린길’이나 휄로쉽교회 발행 ‘해피 데이’ 등은 종교성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고 감동적인 글로 크리스천적 삶의 가치를 잘 소개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