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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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형 투자가들 미국으로 몰려온다

2003-11-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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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핑몰부터 골프장까지 투자물색 붐

▶ E2비자 신청 올 17%늘어


최근 한국의 대형 투자가들이 미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한국에서 부동산으로 돈을 번 이모(46·서울 강남구)씨는 지난 9월 초 워싱턴에 와 골프장 또는 샤핑센터 매입을 물색하면서 두 달째 머물고 있다. 수백만 달러를 송금해 놓은 이씨는 평소 안면이 있던 전직 한인은행 간부와 함께 미국내 대도시를 돌며 매물을 돌아보고 있다.
지난해 자녀를 조기 유학시킨 김모(44·서울)씨는 “매번 생활비 송금이 불편하다”며 미국에서 생활비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최근 돈을 가져와 샤핑센터나 빌딩, 비즈니스 매입을 물색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전반적인 경기침체, 정치불안 등으로 자금활용에 불안을 느낀 한국의 큰손들이 최근 부동산 붐을 타고 미국으로 모이고 있다. 한인 부동산업계와 변호사등에 따르면 최근 매물로 나오는 비즈니스나 상업용 부동산의 과반수 이상이 이같은 한국 투자가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LA에 소재한 J.S 골프레저의 준 서 대표는 “금년에 골프장 매입을 문의한 50여 그룹 가운데 35%가 한국인이었다”고 밝히고 “투자규모도 보통 1,000만-2,000만 달러 정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투자가에 의해 최소한 3-4개의 골프장 매입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인 투자가들은 수익성이 좋다고 생각하면 60∼70만달러도 현찰로 서슴치 않고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투자가들은 대형 부동산 매입시 친척 이름으로 매입했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다음에 명의를 이전하고 있다.
한국 IMF사태 이후 몇 년간 합법체류의 방편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투자비자(E-2)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한국 투자가들의 미국행렬을 증명해주고 있다.
연방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회계연도(2002년10월∼2003년9월)중 E-2비자를 받은 한인은 1,961명으로 집계돼 전년도의 1,670명에 비해 17.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2 비자를 신청, 발급 받는 한국인 수는 99년 806명, 2000년 1,386명, 2001년 1,403명으로 99년 이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A 이민변호사는 “E-2비자 신청 투자액도 3년전에는 20만 달러대가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들어 최소 50만달러에서 대부분 100만달러를 넘는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E-2비자 매입자들이 늘면서 사업체 매물 가격의 급증을 부추기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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