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MA 영화제 참가 본국 영화인 ‘스크린 쿼터제’ 고수
키마 주최의 ‘제3회 한국 영상제’의 포럼에 참석한 본국 초청 영화인들은 한결같이, 할리우드 영화 시장의 독과점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크린 쿼터제(국산영화 의무 상영제)를 사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8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열바 부에나 센터에서 열린 포럼에는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 배우 명계남, 이춘연 씨네 2000 영화사 대표, 유지나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 등이 패널리스트로 참석, ‘세계화 그리고 한국 영화 산업과 스크린 쿼터제’에 관해 토론했다.
유 교수는 스크린 쿼터제는 기본적으로 외국영화의 지나친 시장 잠식을 방지하고 자국영화의 연간 상영일수 2/5의 시장확보가 용이하도록 자국영화의 기업화와 활성화를 법적, 제도적으로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스크린 쿼터제는 한국영화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할리우드의 의식 없는 자본주의는 한국영화의 근간을 뿌리 체 흔들고 나아가서 영화 시장 전체를 잠식하려는 의도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과 미국의 영화 시장비교와 관련, 김 사무국장은 미국은 1년 동안 평균 240여편의 영화를 만들고 제작비로만 편 당 5,000천만달러를 소요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 영화제작비의 최소 20배가 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위 블록버스트라고 불리는 초대형 영화의 제작비는 10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영화 수익의 60%는 자 국내에서 나머지 40%는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수익의 장해 요인인 스크린 쿼터제를 제거하기 위해 미국의 MPA(미 7대 메이저 영화사가 공동으로 조직한 이익단체)가 혈안이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은 한국에 계속해서 스크린 쿼터제를 없애고 자유시장 경쟁 하에서 공정한 게임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 세계 영화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공룡’과 1.8%만을 점유하고 있는 ‘어린이’와의 싸움은 ‘불을 보듯 뻔한 이야기’라고 강조한 후, 할리우드의 제국주의적 시장지배를 막기 위해서는 스크린 쿼터제가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스크린 쿼터제는 ‘문화인과 예술인의 저항’이라는 말로 서두를 시작한 명계남씨는 스크린 쿼터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신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영화는 할리우드가 내세우는 경제원리보다 관객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부터 열린 이번 영상제에는 총 22편의 영화가 관객들에게 선 보였으며 9일 폐막 작으로 ‘오아시스’(감독 이창동)의 상영과 함께 5박 6일간의 영화제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