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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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미소, 고용주 한숨

2003-11-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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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임금 인상안 통과

▶ 한인 업소에도 후폭풍 예고, ‘불황에 설상가상’ 볼멘소리


종업원들은 미소짓고, 고용주들은 한숨짓고…. 11·4 지방선거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최저임금 인상안(프로포지션 L)이 통과되면서 샌프란시스코 소재 업체들에서 ‘한지붕 두반응’이 속출하고 있다.
주로 재팬타운 안팎에 몰려있는 식당 등 한인 업소 소유주들은 가뜩이나 불경기에 허덕여온 마당에 이번 인상안 통과로 금전적 부담이 가중되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는 반면 종업원들은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투표자 60%(10만898표)의 찬성으로 가결된 주민발의안 L은 시간당 최저 임금을 내년 1월1일부터 현행 6달러 75센트에서 8달러 50센트로 인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풀타임 파트타임 구분없이 종업원 10인 이하의 영세규모 업체에 대해서는 새 임금규정 적용을 1년동안 유예한 뒤 2005년부터 7달러75센트, 2006년부터 8달러 50센트가 되도록 단계적으로 인상하도록 하고 있다.

한정식당 서울가든의 조은택 사장은 아직 정확한 계산은 해보지 않았지만 (이번 인상안 통과로) 인건비로만 한달에 1,500달러에서 2,000달러정도 더 들어가게 생겼다며 규모가 큰 업소들의 타격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요식업체 대표 A씨는 레스토랑 종업원들은 수입의 70%가량을 팁에 의존하고 있고 주인이 주는 임금이라는 게 사실은 상징적인 수고비 정도에 불과하다au 과거 장사가 비교적 잘 될 때에도 최저임금 몇십센트 인상 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요즘같은 불황에 시간당 2달러 가까이 올려줘야 한다면 견뎌낼 곳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울상을 지었다. 같은 처지의 B씨 역시 종업원들 사기문제로 있고 해서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가게 문을 닫든지 종업원을 줄이든지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눈치를 보기는 종업원들도 마찬가지다. 김모씨는 주로 팁에 의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임금이 오른다는 데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도 이러다 직장에서 쫓겨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최저임금 인상안 통과로 샌프란시스코 거주 임금노동자 약3만8,000명이 혜택을 누리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가 UC버클리의 노동 및 교육 연구소 보고서를 인용, 6일 보도했다. 또 다른 지역 거주자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이 혜택을 받을 사람은 대략 1만7,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덧붙였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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