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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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너무 위험하다

2003-11-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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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현찰거래, 깨지면 막대한 피해

몫돈 마련 방법으로 한인사회에 만연돼 있는‘계’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계모임과 사채로 인한 부채로 지난달 파산신청을 한 한인여성 김모씨와 관련 한인사회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평소 김씨가 여러개의 큰 규모의 계를 운영했으며 곗돈을 못받은 계원들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원들은 대부분 여성으로 이들은 가족과 상의 없이 계에 가입, 서로가 잘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거래를 현찰로 함으로써 계가 깨지자 큰 피해를 당했으며 별다른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에게 피해를 입은 채권자들에 따르면 김씨는 10여년전부터 계를 시작 파산 직전까지도 2만달러에서 3만달러 규모의 계 5개정도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았으며 김씨가 계획적으로 유령계를 조직해 돈을 유용했다고 채권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계구좌는 김씨가 한인들에게 돈을 빌릴 때 일종의 신용 담보처럼 이용되기도 했는데 채권자들은 김씨가 돈을 융통할 때마다 곗돈을 받으면 갚겠다는 말을 했다고 입을 모았으며 일부 채권자들은 빌린 돈을 갚지 못할 때에는 대신 매달 곗돈을 넣어주겠다는 김씨의 조건을 쉽게 받아들였다. 별다른 의심없이 전적으로 계주만 믿고 한 현찰금전거래였기에 계주가 파산을 하자 곗돈과 빌려준 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많은 계가 운영되고 있으며 또한 계가 깨져 계원들이 피해를 입는 사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가 서로 상부상조하고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너무 규모가 크거나 계원을 서로 모르는 등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한 계가 깨지는 등 사고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업 관계자들은 계가 깨질 경우 피해자는 보호받기가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보다 안전한 투자처를 권한다.
한영희 나일스 포스터 은행 지점장은 “계는 빨리 목돈을 만질 수 있고 운영이 잘 될 경우 친목도 다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아무래도 위험이 따른다”며 “적금 등 은행의 상품들은 이자소득이 그대로 보고되지만 안전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주 변호사는 “당사자간의 일정한 계약이나 담보가 없고 주로 현찰로 오고가는 계모임이 일단 깨지면 이에 대한 법이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는 대부분 속수무책으로 손해를 입게 된다”며 “피해자가 사기로 형사고발을 할 경우에도 변호사 비용이 부담스러우며 사기가 성립되더라도 가해자가 돈을 갚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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