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꽃에 물주기
2003-10-30 (목) 12:00:00
매일 아침 학교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죽은 꽃에 물을 주는 일이다. 책상 위의 작은 화분에 조화(造花)처럼 되어버린 장미꽃 몇 송이에 사랑과 정성을 담아 물주는 일을 계속 한다. 주말에는 물을 주지 못해 꽃이 말라죽은 듯이 보여,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계속 물주면 살아요 라는 동료 교수의 말 한 마디에 희망을 걸고 계속해서 물을 주고 있다.
매화나무에 물을 잘 주어라.는 퇴계 이황 선생의 유언이 이 아침에 다시 한 번 생각난다. 이는 매화나무에 물을 주듯이 후세들을 잘 교육하라는 은유적 표현이다. 위대한 학자이셨던 퇴계 선생께서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가장 중요시 여긴 것은 바로 교육이었던 것이다.
영양분이 풍부하고 잘 자라고 있는 나무나 꽃에도 열심히 물을 주어야겠지만 겉으로는 죽은 듯이 보이고 다시 소생할 가망이 없는 꽃에도 열심히 물을 주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교육이란 착하고 말 잘 듣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는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비뚤어진 학생들에게 사랑과 정성으로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기 마련이다. 올바른 교육자란 각 학생의 좋은 점은 더욱 개발하고 나쁜 점은 개선하여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움을 주는 사람을 뜻할 것이다.
교육의 길에 들어선 한 사람으로서 각 학생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자라서 만들어 갈 새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가르치는 일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필자 뿐 아니라 모든 교육자들이 이런 마음으로 교육현장에 서리라 믿는다. 올바른 교육만이 올바른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생각하며 교육자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언제 다시 꽃을 피울 지 모르는 죽은 꽃에 희망이라는 영양분을 공급하며 물주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