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월스트릿 각종 스캔들 잇달아 터져

2003-09-1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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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의 중심’월스트릿에 탐욕의 ‘구린내’가 진동하고 있다. 각종 스캔들이 잇달아 터지며 투자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1억4,000만 달러의 보상을 비밀리에 보장받았던 뉴욕증권거래소 리차드 그라소(57)회장은 연일 비난 화살을 받다 결국 17일 사퇴를 선언했다. 1968년 주급 80달러의 ‘서기’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그라소 회장은 끝내 ‘탐욕의 화신’이라는 ‘주홍글씨’를 이마에 새기고야 물러났다.

그라소 회장은 이미 받은 액수에 2년 계약 연장으로 2007년까지 받게 될 4,800만 달러를 합산할 경우 1억8,750억 달러를 받게 돼 있었다. 그라소 회장은 1995년 취임 이후 기본급 외에 업무실적 보너스와 ‘자본축적 플랜’명목의 보너스를 챙겨 왔었다.


세계최대 투자은행 메릴 린치에 종사하던 3명의 고위 임원도 17일 감옥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 휴스턴 대배심은 파산한 엔론이 저지른 ‘사기와 증거 조작’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대니얼 베일리(56) 등을 기소했다. 이들은 엔론의 1999년 수익을 1,200만달러 더 늘리기 위해 나이지리아에서 2,800만달러짜리 가짜 바지선을 구입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한 혐의다.

뱅크 오브 어메리카의 증권 브로커로 일하던 디어도어 시폴(37)은 16일 ‘절도와 증권 사기’혐의로 구속됐다. 유죄가 확정되면 그는 최고 25년형과 수백만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 시폴은 헤지펀드 캐너리 캐피털이 장이 끝난 뒤 낸 주문을 처리해 줘 부당 이득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다.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은 지난 주 “캐너리 캐피털이 관련된 장 종료후 불법 거래에 뱅크 오브 어메리카, 뱅크 원, 제이너스 캐피털 등도 가담했다”며 “이들 때문에 선량한 소액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고 금융 스캔들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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