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타운 스시우먼 등장.

2003-09-17 (수) 12:00:00
크게 작게
한인타운 일식당에 처음으로
’다미 스시’에 들어서면 ‘이랏사이마세’를 기분 좋게 외치는 김수진(34·일본명 이시이미나)씨가 그 주인공.
’여자는 손이 더워서 스시맨을 할 수 없다’는 근거 없는 선입견을 물리치고 스시바에서 꿋꿋하게 손님을 맞고 있는 김씨는 세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프랑스식 일본요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친 셰프 지망생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시절 가족과 함께 일본 도쿄로 이민을 갔다는 김씨는 어린 시절부터 요리솜씨가 남달랐다고 한다. 일본 최고의 명문요리전문학교인 쯔지 아카데미를 마친 후 패사디나의 프렌치 쿠킹스쿨에서 프랑스식 요리를 전공한 김씨는 베버리힐스 라시에네가의 유명한 프랑스식당 ‘로란제리(L’orangerie)’와 LA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프랑스식당 ‘파티나(Patina)’에서 주방 경험을 쌓았다.
요리공부를 시작할 때는 프렌치 푸드 셰프가 되고 싶어서 일본 쯔지에서도 프랑스 요리를 전공했는데 실전에 부딪혀보니 일식을 모르고는 최고의 생선요리를 만들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정통요리인 가이세끼(회석요리)의 경우 7-12가지 코스가 나오는데 생선회부터 시작해서 구이, 국물요리, 조림, 튀김, 찜 등 코스마다 조리법이 모두 다르죠
도쿄에서 먹었던 가이세끼의 맛을 찾아 한달 동안 리틀 토쿄와 한인타운의 일식당을 뒤졌다는 김씨는 다미 스시에서 코스 요리를 먹어본 후 여기다 싶어 다음날로 당장 주방장이자 주인인 이종훈씨에게 전화를 했다. 휴가를 내고 일본에 가서라도 가이세끼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비장한 각오를 비치면서 다미 스미 주방장을 설득했고 화장품, 향수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손에 로션조차 바르지 않는 김씨의 철저한 근성과 열의에 찬 모습이 주방장의 마음을 열었다.
스시맨을 미국에선 스시 셰프, 일본에선 이따마에상이라고 불러요. 이따마에는 커팅보드 사이로 손님과 마주보고 있는 사람이란 뜻이죠라고 설명하는 김씨는 정식 이따마에가 된 게 마냥 기쁜 표정이다.
다미스시 식구들과 함께 다운타운 도매시장에서 생선 고르기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는 김씨는 일본요리는 재료가 생명이고 프랑스 요리는 조리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미스시의 음식 맛은 매일 아침 다운타운 수산시장에서 직접 사오는 싱싱한 재료에 비결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김씨는 수산시장에 나가면 남가주 일대의 최고급 일식당 스시 셰프들을 모두 만난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여자라는 선입견 때문에 스시바에 앉은 손님의 눈치를 보며 생선을 만지지만 손님이 보는 앞에서 요리하기 때문에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금방 탄로가 나 항상 손끝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는 김씨는 앞으로 프랑스식과 일식이 혼합된 퓨전 요리점을 여는 게 꿈이다.
LA에 사는 미국인들은 일식을 좋아해요. 지역적 특성 탓이겠죠. ‘최고의 맛과 멋!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랑스식 일본요리의 명장이 될 겁니다 <하은선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