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편법 조기유학 증가

2003-09-1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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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권포기...친지가정에 자녀입양

▶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청 ‘주목’

친권을 포기하는 입양 방법까지 동원, 미주에 자녀들을 조기 유학시키는 한국 부모들이 많아 충격을 주고 있다.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청 학생 등록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학기부터 한인 친지 가정에 입양된 초, 중, 고 학생들의 전입이 부쩍 증가, 교육청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수년간 연 15명 정도였던 입양을 통한 전입이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증가, 올해는 30여명으로 늘었다는 것.
이 수치는 훼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에만 해당된다고 볼 때 워싱턴-볼티모어지역에 입양을 통한 한인학생들이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양을 통한 미 학교 입학은 한국의 유학 알선업체들이 법적 하자가 없이 자녀들을 공립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는 이 방법을 학부모들에게 제시하고 있고, 학부모들 역시 까다로운 공립교 입학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교육전문가들은 한국에서 불고 있는 조기유학 붐과 한국 경제의 침체, 9.11이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미국입국 비자 취득의 어려움 등을 그 원인으로 꼽고있다.
실례로 스프링필드에 거주중인 A씨는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오빠의 부탁으로 초등학교 6학년인 조카를 입양, 인근 학교에 보내고 있다. A씨는“한국에서의 생활기반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오빠가 유학원에 문의한 결과 입양을 통한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는 설명을 듣고 도움을 요청, 협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입양 입학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많은 학생들이 생업에 바쁜 친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언어장벽과 문화차이로 적응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 음주, 흡연은 물론 심할 경우 우울증으로 자살을 기도하는 학생까지 있다고 학교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훼어팩스 카운티 중앙 학생 등록처에서 근무중인 경 듀갠씨는“한국에 있는 부모가 친권을 포기하고 미국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친지들에게 자녀를 입양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큰 모험이냐고 반문한 뒤“사춘기 자녀가 친부모의 보살핌 없는 상태에서 자라는 것은 부모나 자녀를 위해서도 바람직 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훼어팩스 카운티 중앙 학생 등록처에 의하면 지난 7, 8월 두달간 훼어팩스 카운티 학군에 신규로 전입한 한인학생은 총 242명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같은 기간 카운티내 총 전입생 2,019명의 12%에 이르는 것으로 히스패닉 4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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