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리무중에 빠진 가주 앞날

2003-08-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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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가 독립국가라면 경제 규모는 영국 바로 다음, 프랑스 바로 위로 세계 5위에 랭크된다. 미 전체 GDP의 13%에 달하고 있으며 미국민의 1/8인 3,500만이 가주에 살고 있다.
그런 가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지사 소환 소동은 볼만한 구경거리다. 소환안을 주민 투표에 부치기 위해 170만 달러라는 자기 돈을 쓴 대럴 아이사는 울면서 출마 포기를 선언했고 “소환 투표가 벌어질 경우 결단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던 부사타만테 부지사는 출마를 발표했다. 거기다 아놀드 슈워즈네거와 아리아나 허핑턴 같은 신참 후보들까지 가세했다. 뿐만 아니라 포르노 잡지 발행인인 래리 플린트에 락 가수까지 주지사가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는 어찌 보면 데이비스 주지사 책임이다. 그는 주지사에 당선되자마자 국정에 전념하기는커녕 재선을 위한 정치자금 마련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는 공화당 예선에까지 개입, 보다 자격 있는 후보가 떨어지도록 하는데 가세했다. 에너지 위기에 잘못 대처해 엄청난 재정 적자를 만들어놓은 그를 지지하는 가주민은 그 직계 가족을 빼놓고는 없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환 선거를 환영할 수 없다. 데이비스가 소환된다면 가주민은 자격을 갖추지 못한 수많은 후보 중 하나를 주지사로 뽑아야 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처럼 짧고 이상한 캠페인 결과가 어떻게 나오리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워싱턴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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