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민이 쌓여 가는 미국의 오늘

2003-08-0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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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형 칼럼

요즈음 미국의 고민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여러 가지 고민들을 크게 나누어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첫째는 알 카이다 조직의 계속되는 테러 위협이다. 국토 안보 장관도 이를 시인하고 그 동안에도 수많은 테러 계획들이 사전에 탐지되어 분쇄되었다고 한다.

또 국내에서의 테러는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자행될 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최근에는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잠시 미국 공항에 머무는 무 비자 일시 체류 여행객들에게도 반드시 비자를 받도록 하는 조치까지 내렸다. 이런 여행객들로 가장해 미국에 들어온 테러범들이 어떤 테러 행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이락에서 반미주의가 더욱 격렬해지고 있어 미국의 큰 고민이 되고 있다. 새 질서와 평화와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공격하고 진주한 미군들에 대한 이락인들의 게릴라 전으로 미국은 진퇴양난이다. 지난 5월 1일 사담 정권을 성공적으로 무너뜨리고 주된 전쟁의 종식을 선언한 뒤에도 8월 초 현재 이미 52명의 미군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부상했다.


미군에 대한 보복 공격은 로켓트 포 등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폭탄을 던져 미군을 공격하는 등 방법이 다양하다. 이제 많은 이락인들은 사담 정권 때나 지금이나 못 살고 고생하는 것은 여전하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또 미군정으로 이락의 주권이 침해당하고 있으니, 하루 빨리 미군이 물러가라고 외치고 데모까지 한다.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자원의 투입을 감수하면서 미국은 이락을 공격하고 사담 정권을 무너뜨렸으나, 아직도 사담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자원을 들여야 할 지, 얼마나 인명 손실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힘들다. 지난 7월 정부의 추산을 보면 내년 말까지 적어도 1천억 달러($100 billion)의 예산이 이락 복구비와 군정 유지비, 군사 비용 등으로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이 모두가 국민의 돈이다.

셋째, 설상가상으로, 국내에서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천문학적인 예산적자에, 실업율은 늘어나고 있다. 연방정부(지난 7월에 나온 내년도 예산 적자 예상 약 360 billion 달러 = 3천 6백억불)뿐만 아니라, 각 주도 예산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교육비의 삭감 또는 동결로 교육 환경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켈리포니아 주는 예산 적자를 이유로 주지사를 소환하고 새 지사를 10월에 뽑는다고 한다.
지난 해 주민들이 선출한 지사를 물러나게 하고 새 지사를 선출한다고 과연 예산 문제가 해결될까 하고 우리는 반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미국 현실이다.

이래저래 지금 미국은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때에 새로 나온 뉴스는 92년 부쉬 대통령의 연두 교서에 나온 내용이 문제가 되었다. 이락을 "악의 축" 세 나라(이란 및 북한과 함께)의 하나라고 비판한 것이 잘못된 정보를 알면서도 일부러 넣어 국민과 세계를 오도했다고 한다.

즉 이락이 핵무기 개발용으로 우라늄을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하려고 한다는 CIA 정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연두교서에 넣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락을 공격하는 빌미의 하나로 이용된 것은 물론이다. (주: 지금까지 이락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못 찾고 있다.)

하여튼, 부쉬 대통령과 그의 측근, 군부, 공화당 매파(그리고 간접적으로는 군수산업체) 등이 지난 2년 반동안 미국을 잘못 이끌어 온 징후가 여러 곳에 나타나고 있다.

큰 고민이다. 미국의 고민은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민 전체의 고민이요, 그리고 우리 재미 한인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우리도 함께 고민하고, 이성적이고 건설적인 비판을 하고, 상황을 분석도 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애팔래치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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